올해도 어김없이 또 LG는 외인 타자 잔혹사를 한 줄 더 추가했다. 가을야구 LG의 2루수 해법은 무엇일까. 김민성이 그 첫 번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LG 트윈스가 부진한 타자 로벨 가르시아를 방출하는 결단을 내렸다. 포스트시즌을 외국인 타자 없이 가겠다는 결정이다. 동시에 내국인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가을야구까지 선수단의 하나로 똘똘 뭉쳐진 응집력을 기대한다.
LG는 6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가르시아를 웨이버 공시했다”고 밝혔다. 6일 경기 전 만난 류지현 감독은 “오후에 (가르시아가) 서울로 올라가서 구단과 면담을 했다. 웨이버 공시 절차를 밟을 예정이고 엔트리에서 말소했다”고 설명했다.
↑ LG 트윈스가 또 한번의 외인 잔혹사를 겪게 됐다. 대안으로는 최근 2루수로 나서고 있는 김민성이 꼽힌다. 사진=김영구 기자 |
7월 26일 데뷔전을 치른 가르시아는 하지만, 내내 부진한 끝에 9월 19일부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대로 시즌을 마감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1일 지난 4일 깜짝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하지만 2경기 7타석에서 6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에 그쳤다.
류지현 감독은 말소 배경에 대해 “처음에 올릴 땐 (잔여) 6경기를 보고 판단하려 했다. (그러나) 판단이 섰다면 결정을 빨리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지난 2경기를 보고 가르시아를 조기 교체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보험으로라도 계약을 유지하는 게 나을 수 있다. 하지만 가르시아의 퇴출을 결정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류 감독은 “그래야 준비하고 있는 선수들의 교통정리가 되고, 내국인 선수들과 특히 내야수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었다”면서 “남은 경기에서 잘 준비해서 풀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결국 부진한 외인 타자를 일찌감치 제외하고 내야수들에게 경쟁 구도와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낫다고 본 것이다.
극약처방이지만 그만큼 2루를 차지하기 위한 선수들의 동기부여는 더 강해질 수 있다. 2년 연속 반복된 ‘외인 타자 잔혹사’다.
그간 성공한 외인 타자들의 사례가 많지 않은 LG는 지난해에도 로베르토 라모스의 부진으로 교체한 저스틴 보어가 타율 0.170에 그쳐 PS 엔트리에서 탈락한 바 있다.
↑ 커리어 대부분 기간을 3루수로 나섰던 김민성은 2루수에서도 안정감 있는 수비와 좋은 타격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외인 타자를 아예 제외시키는 결정은 무모한 도전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류 감독은 “도전이란 표현보다는 올 시즌을 치르면서 가진 냉정한 판단”이라며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선수들의 장단점이 선수별로 다 있다. 단기전에서 장점을 잘 끌어낸다면, 정규시즌의 일반적인 경기보다는 더 나은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다는 그런 장점도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어떤 대안이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우선은 최근 2루수로 자주 출전하고 있는 김민성이 대안이 될 수 있다. 3루수가 주요 포지션인 김민성은 지난달 25일 SSG전 만루홈런, 지난 5일 KIA전 투런 홈런 등으로 거포 내야수였던 전성기 기량을 되살리는 활약을 했다.
가르시아의 방출에 김민성의 이런 활약도 영향을 미쳤다. 류 감독은 “분명 영향이 있다. 잠재의식상 (활약 임팩트가) 남아 있다. 상대도 그렇고 김민성도 그렇다”면서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경기력이 바람직하게 돌아가서 그런 부분도 다 포함돼 있는 결정”이라고 전했다.
가르시아의 퇴출을 고려하며 김민성의 2루수 기용을 시험한 것은 아니다. 류 감독은 “기용 당시부터는 그렇지 않았다. (김민성을) 다양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고민했던 결과”라고 덧붙였다.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도 가르시아의 빈 자리를 메울 대안이 될 수 있다. 올 시즌 서건창의 성적은 74경기 타율 0.226으로 부진하다
결과적으로 LG는 배수의 진을 쳤고, 가르시아의 방출이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해답을 찾아야 한다.
[광주=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