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승아, 가서 다치지 말고 좋은 모습 보여줘."
4일 서울 청담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2-23 한국배구연맹(KOVO) 남자 신인 선수 드래프트. 전체 2순위 지명권을 얻은 현대캐피탈은 190cm 장신 세터 한양대 3학년 이현승을 지명했다. 세터 자원 보강이 필요했던 현대캐피탈은 원했던 자원을 손에 쥐었다.
이현승이 최태웅 감독에게 꽃다발과 유니폼, 구단 모자를 받고 있는 사이. 홀 뒤편에서 그 장면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이현승과 똑같은 한 남자가 있었다. 바로 이현승의 쌍둥이 동생 이현진이다.
↑ 이현승의 쌍둥이 동생 이현진. 사진(서울 청담)=이정원 기자 |
그러다 이현승이 프로 팀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얼리로 드래프트에 지원했고 지명을 받았다. 배구를 한 이후, 처음으로 떨어지는 두 사람이다.
드래프트가 끝난 후 MK스포츠와 만난 이현진은 "현승이가 가고 싶어 했던 현대캐피탈에 가 좋다. 현승이는 워낙 잘 하기 때문에 가서도 잘 할 거라 본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현승은 드래프트 직후 취재진과 만남에서 "현진이와 배구를 한 이후 처음으로 떨어지게 됐다. 가장 먼저 꽃다발도 전해주고, 축하해 줬다"라고 이현진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그 역시 "언제 떨어져서 운동해 보나 했는데, 내년부터 떨어져서 운동한다"라고 웃은 뒤 "앞으로도 현승이가 가는 길 더 응원해 주겠다.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운동하고, 나도 내년에 프로에 진출해 한 팀이든 적으로든 만나고 싶다"라고 소망을 전했다.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함께 했다. 티격태격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서로를 가장 잘 알고 잘 챙겨주는 사이다. 함께 지낸 세월이 길기에, 당장 떨어져 지내야 한다는 시원섭섭함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현진은 "함께 있는 동안 사이가 좋았다. 떨어져 지내면 실감도 나지 않을 거 같고, 허전한 부분이 있을 거다. 함께한 시간이 길었기에 금방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쌍둥이 형에게 덕담도 건넸다. "현대캐피탈 가서도 다치지 말고 열심히 잘 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었으면 좋겠어."
이현승은 떠나지만, 이현진은 한양대에 남아 남은 1년을 보낸다. 이현진은 1년 동안 실력을 갈고닦은 뒤
끝으로 이현진은 "현승이는 가지만, 내년에는 우리 한양대도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내겠다.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 내년에 나도 프로 무대에 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청담(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