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밖에 (없습니다).”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선 특별한 이벤트가 마련됐다. 경기 시작 1시간 전 삼성 라이온즈의 더그아웃 뒤편에서 ‘돌부처’ 오승환(40)과 그를 짝사랑(?)하는 kt 위즈 신인 박영현(19)이 만난 것이다.
박영현은 고교 시절부터 제2의 오승환을 꿈꾸는 선수였다. 150km 강속구로 무장한 그의 투구에 선동열 전 대표팀 감독도 “오승환과 비슷하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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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에서나 그리던 우상과의 만남. kt 신인 박영현은 자신의 롤 모델인 삼성 오승환과 4일 수원서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사진=kt 제공 |
오승환은 박영현을 보자마자 “그동안 지켜봤는데 정말 좋더라. 립 서비스가 아니다. 앞으로 대표팀에도 가야 할 것 같다. 아프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다”며 귀여운 후배를 향해 폭풍 칭찬했다.
오승환은 자신을 롤 모델로 꼽은 것에 대해선 “kt에도 좋은 투수가 많은데 왜 나를”이라고 물었고 박영현은 수줍게 웃으며 “선배님밖에”라고 답했다. 그러자 오승환 역시 크게 웃으며 “그러면 kt 선배들이 싫어해”라고 말했다.
키움 히어로즈 신인 이명종과도 특별한 만남을 가졌던 오승환. 과거는 물론 지금까지도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투수인 그를 리스펙트하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박영현도 다르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오승환은 “아프지 말고 더 좋아질 수 있으니 잘해봐”라며 따뜻한 조언을 남겼다.
다음에 다시 만나기를 바라기도 했다. 오승환은 “(박)경수랑 만나서 전화 한 번 해, 대구 오면 맛있는 거 사줄게”라며 다시 보기를 약속했고 박영현은 기쁨의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꿈에 그리던 우상과의 만남, 그리고 번호 교환과 셀프 카메라 촬영까지. 박영현에게는 최고의 하루였다. 더불어 삼성전 8회 등판, 삼진 2개를 곁들이며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퍼포먼스까지 선보였다.
박영현은 오승환과의 만남 후 “투수를 할 때부터 롤 모델이었던 선배님이다. 인사드릴 기회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1군에서 자신 있게 내 공을 던지고 나서 인사드리고 싶었다. 다행히 기회가 닿아 마지막 시리즈에 만나게 돼 영광이다”라고
이어 “약속이 잡힌 뒤부터 너무 떨려서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았다. 직접 만나니 먼저 대화도 해주시고 또 자상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했다. 우리 팀 선배들과 더불어 앞으로 야구를 하다가 조언이 필요할 때 오승환 선배님께도 꼭 연락드리고 싶다”고 바랐다.
[수원=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