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MVP로 리그를 지배했던 타자가 9월에는 벤치 멤버가 됐다. 한동희가 ‘거인의 애런 저지’가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한동희는 지난 4월 한 달 동안 치른 24경기에서 타율 1위(0.427), 홈런 1위(7개), 장타율 1위(0.764), 출루율 공동 1위(0.485), 안타 2위(38개), 타점 2위(22점)를 기록하며 생애 첫 월간 MVP를 수상했다.
또한 롯데 소속으로는 2017년 9월 레일리 이후 4년 7개월 만에 월간 MVP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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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월간 MVP에 올랐던 한동희는 최근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한동희가 롯데의 애런 저지와 같은 선수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사진=김영구 기자 |
이유는 뭘까. 컨디션 저하+타격 부진+수비 불안 등의 문제가 겹쳤다. 2일 경기 전 만난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일단 세 가지가 다 포함된 문제다. 타격 사이클이 좀 떨어진 상태”라며 “이게 몇 주 이상 지금 지속이 되고 있다. 그렇기에 선발에서 빼서 컨디션도 끌어올리면서 훈련을 하는 동시에 조정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한 부분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21일 한화전에서 5타수 1안타 2삼진에 그친 이후부터 한동희는 제한적인 기회를 받거나 대타로 출전하고 있다. 드러난 결과보다 더 여러 차원의 문제가 있다는 판단. 거기다 아쉬운 수비 능력을 보여주면서 9월 가을야구 승부처에서 다른 선수보다 쓰임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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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한동희에게 꾸준함을 위한 강한 멘탈과 근성, 회복 탄력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
그리고 한동희는 올 시즌 타율 0.309/13홈런/63타점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정확도나 장타력면에서는 조금 더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5월 부터 단 6홈런에 그쳤고, 타점 등 한동희에게 기대했던 거포 해결사로의 모습은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결국엔 한동희는 ‘롯데의 애런 저지’와 같은 선수로 성장해야 하는 선수다. 시즌 초만 하더라도 “한동희는 롯데의 중심타자가 돼야 할 선수이고 그럴 잠재력이 충분히 있다”며 강한 믿음을 보냈던 서튼 감독도 작심한 듯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오늘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강조했던 단어가 꾸준함이었다. 한동희가 144경기 동안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게 바로 그 (좋지 않은)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야구는 매일 경기를 하기 때문에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스포츠 중에 하나다. 매경기가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멘탈적으로 강함이 있어야 하고, 근성이 있어야 하며, 회복탄력성이 있어야 한다.” 서튼 감독이 ‘좋은 선수’의 조건으로 강조하고 싶은 요소들은 동시에 한동희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부족한 부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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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희는 이대호에게서 바톤을 이어 받아 롯데의 새로운 중심타자가 될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
결국 한동희가 다시 4월처럼 리그를 지배하는 타자로 돌아와, 완벽한 거인 중심타선의 후계자가 되려면 장점을 인식하면서 꾸준함을 유지할 수 있는 강인함도 필요하다는 게 서튼 감독의 견해였다.
[부산=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