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 팔' 장재영(20)이 또 널뛰기 피칭을 했다. 시즌 최종전이었기에 아쉬움이 더욱 컸다.
삼진을 잡을 땐 그 누구보다 위력적인 공을 던졌지만 흔들릴 땐 사사구를 남발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삼진과 사사구가 혼재된 어지러운 경기를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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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투하고 있는 장재영. 사진=김재현 기자 |
4이닝 동안 삼진을 7개나 잡아내는 위력투를 선보였지만 또 이닝 보다 많은 사사구(5개)을 남발하며 스스로 흔들렸다.
결국 4피안타 2실점 하며 승리 투수 기회를 날렸다. 경기가 고양의 13-2 대승으로 끝났지만 투구수(88개)가 많아 5회를 채우지 못했고, 승리 투수 요건도 갖추지 못했다.
출발부터 좋지 못했다. 1회에만 볼넷을 2개나 내주며 만루 위기를 맞았다.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불안한 스타트였다.
이후 4회까지 사사구나 실점 없이 잘 버텼다. 기대를 품게한 대목이었다.
하지만 5회 김성훈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최동희에게 몸에 맞는 볼, 김병준과 지강혁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결국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교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삼진을 잡을 때는 손도 못 댈 정도의 힘 있는 투구를 했지만 한 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는 약점이 이날도 반복 됐다.
결과적으로 장재영은 프로 입문 후 두 번째 시즌에서도 '제구력 난조'라는 숙제를 풀지 못했다. 두 번째 시즌까지 실패한 시즌으로 남게 됐다.
장재영은 올 시즌 1군에선 14경기서 14이닝을 던져 볼넷은 7개를 내줬고 안타를 23개나 맞는 어지러운 피칭을 했다. 평균 자책점이 7.71이나 됐다. 믿고 맡기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2군에서도 길을 찾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12경기에 등판해 1승4패, 평균 자책점 5.68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38이닝을 던졌는데 볼넷이 40개나 됐다. 몸에 맞는 볼 까지 더해 사사구가 44개에 이르렀다. 선발로 많은 경기를 뛰었는데 잘 던지다가도 한 번에 무너지는 안 좋은 패턴이 계속 반복됐다.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보여줬던 내용이 1년 내내 계속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었다.
최고 157km를 찍을 수 있는 하늘이 주신 재능을 타고 난 장재영이다. 아무나 갖지 못하는 재주를 갖고 태어났다. 키움도 그 재능 하나만 보고 9억 원이라는 역대 신인 계약금 2위의 금액을 안겨준 것이었다.
하지만 2년째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말았다.
이제 또 긴 기다림의 시간이 찾아왔다. 가을을 지나 겨울을 보내고 나면 장재영은 3년차에 접어들게 된다.
일부에선 "군 문제를 먼저 해결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는 조언까지 하고 있다. 장재영에겐 반가울 리 없는 이야기다.
장재영이 3년차에 보여주게 될 모습은 어떤 투수일까. 제구력이라는
허무하게 막을 내린 장재영의 2년차 투구. 하늘이 주신 재능을 살려내며 3년차 부터는 다른 투수가 돼 돌아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