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한 두산 베어스가 시즌 후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 작업을 예고하고 있다.
두산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두산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팀을 새롭게 단장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고 있다. 기존에 당장 쓰기 위해 모았던 전력들을 배제하고 새로운 얼굴로 팀을 꾸리려 할 가능성이 높다. 김태형 감독 재계약도 같은 선상에서 논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동안 팀이 늘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며 두산의 겨울은 제법 따뜻했던 것이 사실이다. 선수단 정리 폭도 최소화 하며 전력 유지에 힘썼다.
↑ 장원준이 있는 힘을 다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이미 오재원이 은퇴를 선언했고 이현승도 은퇴 의사를 밝혔다.
관심은 두산 최다승 투수로 명맥을 유지해 오던 장원준(37)의 거취다.
장원준은 최근 4년간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승리와 연을 맺기 힘든 중간 계투로 주로 투입된 탓도 있지만 잔부상과 부진 등이 겹치며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한 것도 있다.
연봉은 이미 깎일 대로 깎였다.
FA 계약을 맺으며 연봉이 10억 원까지 올라갔던 장원준이다. 하지만 올 시즌 연봉은 5000만 원에 불과하다. 사실상 최저 연봉이나 다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야구를 계속 하겠다는 장원준의 의지가 강했고 두산이 그 의사를 받아들이며 이런 형태의 계약이 이뤄질 수 있었다.
장원준은 더 이상 돈 때문에 야구를 하지 않는다. 아직 다 연소하지 못한 가슴 속의 무언가를 다 태워내고 싶다는 마음 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이대로는 끝내기 너무 아쉽다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구단의 입장이라는 것도 있다. 여기서 장원준의 연봉을 더 깎아가며 동행을 이어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 팀 정비 작업에 포함시킬 것이나 말 것인지만 결정하면 된다.
장원준은 엔트리서 제외된 뒤 한 동안 긴 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선발 투수로서 다시 한 번 도전해 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이후 다시 짧은 이닝만 책임졌지만 9월30일(한화전 2이닝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까지 경기에 나서는 등 현역 연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두산의 선택은 무엇일까. FA로 이적해 와 두산 왕조가 탄생하는데 큰 힘을 보탰던 베테랑 투수에게
동행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두산은 일단 독한 마음을 먹었다고 할 수 있다. 현역 연장에 대단히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장원준과 두산이 합의 점을 찾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