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에게는 공이 많이 간다. 젊은 포수일수록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야구에서 포수란 포지션은 참 많은 일을 해야 한다. 투수와의 호흡은 물론 상대 타자들의 정보를 줄줄이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투수가 던지는 강속구를 매번 받아내야 하며 도루를 저지해야 하고 또 달려오는 상대 주자를 막아내야 한다. 이외에도 많은 역할을 수행하는 게 바로 포수다.
FA 시장에서 포수가 나오면 흔히 금값을 주고 데려와야 한다고 한다. 그만큼 KBO 10개 구단 중 안정적인 포수를 보유한 팀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고 그중에서도 대부분 프로 생활 10년이 넘은 베테랑들이 주전으로 활약 중이다. 젊은 포수들의 성장이 상대적으로 늦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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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형 두산 감독은 29일 대전서 젊은 포수가 가질 수 있는 어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포수 출신인 만큼 자세한 설명이 함께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29일 경기 전 만난 김 감독은 “포수에게는 공이 많이 간다. 야수들은 한 경기에 많아야 5, 6개 정도의 공이 가는데 포수는 100개 넘는 공을 받지 않나. 공을 받으면서 블로킹도 해야 하고 또 사인도 내야 한다. 많은 역할을 하는데 그중 하나만 어색해도 ‘아직 경험이 없네’라는 시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러면 젊은 포수일수록 더그아웃에서 위축된 채 앉아있게 된다. 100개가 넘는 공이 오는데 전부 잘 잡아내기는 힘들다. 또 블로킹 실수가 한 번 나오면 멘탈이 나갈 수밖에 없다. 벤치에서도 불안하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 실수 한 번에 위축되니까. 가진 성격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대표적인 예로 현재 NC 다이노스의 주전 포수 양의지가 있다. 지금은 100억원대가 넘는 귀한 몸이지만 프로 입성 초반에는 그 역시 젊은 포수 중 하나였다.
김 감독은 “(양)의지도 처음에는 김경문 감독님이 키우려고 했다가 출전할 때마다 정신을 못 차렸다(웃음). 그러다가 넥센(현 키움)전 끝나고 2군으로 내리자고 했는데 그때 홈런 2방을 때리더라.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잡았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언급한 양의지의 인생을 바꾼 게임은 2010년 3월 30일 넥센전이다. 전날 KIA 타이거즈전에서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한 양의지는 넥센전에서 4타수 2안타 2홈런 2득점 3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단숨에 주전 포수가 됐다. 그해 양의지는 127경기에 출전, 타율 0.267 100안타 20홈런 48득점 68타점을 기
결과적으로 김 감독은 모든 젊은 포수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설명했다. 그만큼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고 또 기회를 주는 것에 인색하다. 다만 경쟁 속에 얻은 기회를 잡는다면 탄탄대로를 걷게 된다. FA를 통해 거액을 품을 수도 있다. 포수라는 포지션이 가진 장단이다.
[대전=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