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1루수 겸 투수 김건웅(22)은 2023 신인 드래프트서 대학 랭킹 1위로 뽑힌 선수다.
대학 선수 중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린 것은 김유성(두산 2라운드)이었지만 김유성은 어리 드래프트 신청 선수였고 고등학교 때 이미 1차 지명을 받은 바 있는 선수다.
실질적으로 대학 선수 중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린 건 김건웅이었다.
↑ 연세대 김건웅. 사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
SSG는 김건웅을 포수로 지명했음을 분명히 했다. 송태일 SSG 스카우트 팀장은 "김건웅은 포수로 키워 볼 생각이다. 일단 포수로서 재능을 보고 뽑았다"고 밝힌 바 있다.
포수 경험이 없는 선수를 그저 가능성만 보고 포수로 뽑은 것은 아니다.
김건웅은 고교 시절까지 포수로 뛰었던 선수다. 다만 대학 진학 이후 같은 학년에 김세훈이 포수를 맡다보니 자연스럽게 포지션 변경을 꾀하게 된 것이다.
여기까지는 두산 박세혁과 스토리가 비슷하다. 박세혁도 고등학교 때까진 포수였지만 고려대 진학 후 동기생 중에 포수를 전담하던 선수가 있었고 어쩔 수 없이 3루수나 외야수를 겸업해야 했었다.
그리고 프로에 와 다시 포수에 전념하며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SSG도 이런 그림을 그려 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니다 SSG의 꿈은 더욱 원대하다. 박세혁의 뒤를 쫓는 선수가 아니라 김건웅 스스로 빛을 내는 스타 플레이어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선수라고 보고 있다.
송태일 팀장은 "일단 신체 조건(186cm 115kg)이 상당히 좋다. 덩치가 큰대도 다리도 느리지 않다. 투수를 할 정도로 어깨가 좋아서 도루 저지에도 가능성을 갖고 있는 선수다. 가장 중요한 건 펀치력이다. 박세혁은 치는 재주는 있지만 거포형은 아니지 않은가. 김건웅은 거포가 될 자질을 갖고 있는 선수다. 우리가 본 아마추어 선수들 가운데 가장 타구 스피드가 빠르다. 이 정도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선수가 거의 없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펀치력이 장난이 아니다. 거포 포수로 키워볼만한 욕심을 내게 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건웅은 올 시즌 대학 리그에서 2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8 4홈런 21타점을 기록했다.
출루율이 0.453으로 매우 높았고 장타율은 0.609나 됐다. OSP가 무려 1.062에 이를 정도로 빼어난 공격력을 뽐냈다. 특히 한 방을 칠 수 있는 능력과 찬스에서의 집중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SSG는 공격형 포수에 목이 말라 있다. 이재원의 전성기가 끝난 뒤 공격형 포수의 대가 끊긴 상황이다. 홈런 군단의 위용은 상.하위 타순에서 고르게 홈런을 칠 수 있을 때 최고의 빛을 발할 수 있다.
김건웅이
김건웅은 SSG의 기대 대로 공격형 포수로 성장할 수 있을까. SSG의 장밋빛 전망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