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SSG)이 21세기 2번째 1점대 ERA를 지켜내면서 MVP에 성큼 다가설 수 있을까.
KBO리그 역사에서 다시 평균자책(ERA) 1점대를 기록하며 리그를 평정하는 투수가 나타날까. 그 키는 깅광현이 쥐고 있다.
김광현은 29일 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막바지 순위 싸움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이 경기는 양 팀에게 많은 것이 걸려 있다.
↑ 김광현이 21세기 2번째 1점대 평균자책점에 도전한다. 사진=김영구 기자 |
특히 이날 경기 포함 최대 한 차례 정도 더 등판을 남겨 둔 김광현이 1점대 평균자책을 지킨다면 21세기로 접어든 2000년대 이후에는 2번째 기록이 된다. KBO리그에서 정규이닝을 소화한 투수가 1점대 ERA로 마친 것은 2010년 류현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류현진은 한화 소속으로 16승 4패 평균자책 1.82의 성적을 기록했다.
21세기 투수 분업화 등이 자리 잡고 현대 야구가 정립된 이후 수많은 투수들이 ‘마의 1점대’ 벽을 두드렸지만 류현진 1명만이 달성한 기록이다. 그만큼 쉽지 않은 기록에 김광현도 도전 중이다.
현역 선수 가운데 KBO리그 역대 최고 투수로 꼽히는 김광현도 아직 평균자책 1점대를 달성한 적은 없다. 지난 2010년 17승 7패 평균자책 2.37을 기록한 것이 개인 한 시즌 최저 평균자책 기록이다. 그해 포함 총 5번의 2점대 평균자책 시즌을 달성하며 한 차례 1위(2009), 2위 3번(2008, 2010, 2014), 3위 1회(2019)에 올랐다.
↑ 김광현은 2010년 류현진 이후 첫 1점대 평균자책을 기록하고 MVP에 성큼 다가설 수 있을까. 사진=김영구 기자 |
현재 MVP 경쟁은 타격 부문 5관왕에 도전 중인 이정후(키움)-피렐라(삼성)와 함께 김광현이 유력한 후보로 막판 레이스를 펼치는 중이다.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결국엔 상징성과임팩트가 MVP에 결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김광현의 입장에서 유리한 것은 SSG의 정규시즌 우승이 유력하다는 점이다. 역대 MVP는 우승팀에서 나온 사례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한국 KBO리그는 투수 MVP에도 인색하지 않은 편이다.
최근 6년 가운데 총 4차례 투수가 MVP를 가져갔다. 타자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점수를 주는 메이저리그와는 다른 경향이었다. 또한 투수 MVP들 가운데 절반인 2명은 1위 팀에서 나왔다.
2016년에는 더스틴 니퍼트가 두산의 우승을 이끌며 22승 3패 평균자책 2.95의 성적을 기록했다. 당시 니퍼트는 다승-평균자책-승률 3관왕에 올라 MVP를 차지했다. 이듬해인 2017년에는 양현종이 20승 6패의 성적으로 KIA의 우승을 이끌고, 투수 골든글러브와 MVP에 올랐다.
2018년 김재환이 홈런왕-타점왕-외야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며 한 차례 가져갔던 MVP는 2019년 다시 투수에게 돌아왔다. 두산 소속으로 뛴 조쉬 린드블럼이 20승 3패를 기록, 다승-탈삼진-승률-투수 골든글러브를 독식하며 MVP에 올랐다.
2020년 멜 로하스 주니어가 홈런왕-타점왕-득점왕-장타율왕에 오르며 MVP를 가져갔고, 지난해는 두산의 아리엘 미란다가 14승 5패 225탈삼진 평균자책 2.33을 기록, 평균자책 1위-탈삼진 1위에 오르며 MVP에 올랐다. 225탈삼진은 KBO리그 역대 한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이었다.
↑ 김광현의 MVP 수상을 위해서는 타이틀과 확실한 임팩트가 필요하다. 1점대 ERA는 그런면에서 가장 확실한 타이틀 획득 방법이 될 수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결국 김광현의 입장에선 29일 경기 포함 최대 1~2회 정도의 등판에서 뛰어난 투구를 보여주고 1점대 평균자책을 지키고 팀 우승도 확정지어야만 MVP를 노려볼 수 있게 된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