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나 투수나 둘 다 기회가 된다면 프로에서 더 성실하게 배울 수 있고, 어느 포지션이든 자신이 있다.”
‘한국의 오타니’를 꿈꾼다. 키움 히어로즈 루키 김건희(18, 원주고)의 이도류 도전은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까.
키움이 2023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지명한 원주고 포수 겸 투수 김건희는 올 시즌 투수로 최고구속 149km의 공을 던지며 9경기에서 13.2이닝 0승 3패 평균자책 1.29 14탈삼진의 성적을 기록했고, 우투우타의 타자로도 16경기 45타수 17안타 1홈런 9타점 0.378/0.462/ 0.600라는 뛰어난 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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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히어로즈 2023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원주고 포수 겸 투수 김건희가 한국의 오타니를 꿈꾼다. 구단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이상원 키움 히어로즈 스카우트 팀장은 “김건희 선수가 가지고 있는 재능적인 가치를 위대함으로 바꿀 수 있는 적임자가 우리라고 판단했다. 그 부분을 팬들께 보답할 수 있도록 확신을 갖고 육성하겠다”면서 “김건희가 가진 포수로서의 재능과 투수로서의 재능에 있어서 어디에 더 무게를 두고 육성할 것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게 되는데, 그 두 가지 모두가 되면 이도류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며 김건희의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상원 키움 스카우트 팀장은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이도류가 나올 수 있는 선수가 있고, 분명히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결코 그것이 꿈이 아니라고 설명하면서 다시 한 번 “김건희는 (이도류가) 충분히 가능하다. 그리고 그 가능함은, 아까 지명 당시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위대함으로 바꿔줄 수 있는 현장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판단하고,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 기대는 김건희가 과연 이도류를 실현할 수 있을 지 여부다. 국내에서는 사실상 김성한(당시 해태)이후 대가 끊겼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김성한은 타석에서는 타율 0.305(10위)에 97개의 안타(3위), 13개의 홈런(4위)을 기록하며 69타점을 쌓아 올려 최다 타점 타이틀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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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은 김건희를 투타겸업, 야수나 투수 집중 등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고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겠다는 계획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그리고 그 이후로는 투수가 소진 돼 야수가 마운드에 오르거나 하는 특수한 상황 외에는 투수와 타자에 겸업하는 모습으로 프로 무대에 선 이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도류에 대한 김건희의 의욕과 자신감도 충만하다. 김건희는 “일단 한쪽으로 마음이 아직 치우친 상태는 아니어서 포수나 투수나 둘 다 기회가 된다면 정말 성실하게 임하며 배울 자신이 있다”면서 “어느 포지션에 가더라도, 투수나 포수를 할 때 더 자신이 있다”고 했다.
키움은 김건희를 육성하면서 야수로서 포지션 변경을 포함해 투수나 타자 한 쪽으로의 완전 전업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 요컨대 김건희가 보여줄 모습에 달려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이미 메이저리그의 아이콘이 됐다. 동시에 올 시즌 역대 최초로 30홈런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하며 유구한 메이저리그 역사에 기록이 됐다. 이대로라면 현역으로 활동하는 동안 투타겸업 선수로서는 온갖 기록을 다 써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투타겸업 측면에선 적어도 ‘제2의 김성한’이 아니라 ‘제2의 오타니’나 ‘한국의 오타니’가 돼야 한다. 김건희는 “평상시에 좋아하는 선수다. 오타니 선수처럼 될 거라는 생각이나, 그만큼의 자신감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 선수를 따라가려고 노력하다보면 어느덧 (언젠가는) 그렇게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오타니에 대한 동경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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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건희는 실력적으로나 외적으로나 성숙하고 단단한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투타겸업을 하려면 익숙한 포수 마스크를 벗고, 외야수나 1루수로 전업하는 게 더 현실적일 수 있다.
키움 구단 역시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김건희는 “아쉬울 수는 있지만 구단에서 그렇게 의견을 먼저 제시해 주시니까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이 나온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키움 구단이 이도류의 가능성을 꺾지 않고 지지해주는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김건희는 “중학교때까지 외야수를 해봤기 때문에 다른 포지션도 편하다”라고 설명했다.
김건희에게 키움은 가능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