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8강 진출을 노리는 ‘여랑이’. 방법은 단 하나, 푸에르토리코 에이스를 막아야 한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27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 슈퍼 돔에서 열리는 2022 국제농구연맹(FIBA) 호주 여자농구 월드컵 A조 푸에르토리코와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나란히 1승 3패씩을 기록 중인 한국과 푸에르토리코. 4전 전패를 당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가 이미 8강 진출에 실패한 가운데 남은 1장의 티켓을 두고 데스 매치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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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27일 시드니에서 푸에르토리코와 마지막 대전을 앞두고 있다. 승리는 8강, 탈락은 귀국이다. 사진=FIBA 제공 |
정선민 대표팀 감독은 8강 진출의 갈림길이 될 푸에르토리코전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 주축 선수들의 출전 시간을 최대한 관리하면서 마지막 경기에 모든 힘을 쏟을 수 있게 준비했다. 박지수가 없는 현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방법을 택했고 이제 마지막 한 고비만 남겨뒀다.
다만 푸에르토리코도 한국과 같은 방법으로 이번 대회를 소화하고 있다. 승리 가능성이 적은 경기는 과감히 버리고 조금이나마 희망이 보이면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 이중국적 선수인 아렐라 기란테스다.
기란테스는 푸에르토리코의 에이스로서 평균 18.0점 6.8리바운드 3.3어시스트 1.8스틸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전에서 26점 9리바운드 8어시스트 3스틸 1블록슛으로 조국의 승리를 책임졌고 분패했던 벨기에전에선 27점 10리바운드 4어시스트 4스틸 1블록슛으로 존재감을 떨쳤다.
월드컵을 앞두고 귀화한 미아 홀링셰드도 경계 대상이다. 그는 11.5점 3.3리바운드 1.8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193cm의 신장에 3점슛도 갖추고 있어 까다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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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에르토리코 에이스 기란테스는 27일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다. 사진=FIBA 제공 |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푸에르토리코를 상대로 진안, 양인영 등 빅맨들의 활약도 필요하다. 여러모로 쉽지 않은 승부가 될 수밖에 없다. 심지어 푸에르토리코는 이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할 이유를 가지고 있다.
푸에르토리코는 현재 허리케인 ‘피오나’로 인해 자국 사정이 처참한 상황이다. 현지시간으로 18일, ‘피오나’가 덮친 푸에르토리코는 한때 카리브해의 섬 전역이 정전 사태를 맞았고 산사태와 침수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 더불어 주요 지역 송전선이 무너지면서 섬 전체에 전력 공급이 끊기기도 했다.
이로 인해 푸에르토리코 선수들은 크게 상처받은 자국민들을 위해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슈퍼스타 브리아나 스튜어트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푸에르토리코 선수들은 슬픔을 힘으로 바꾸려 한다.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조국을 대표하고 있으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맞대결에서 느낀 바를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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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의 승리를 위해선 슈터 강이슬이 한 번 더 터져야 한다. 그의 손끝이 불타오른다면 충분히 8강을 노릴 수 있다. 사진=FIBA 제공 |
이제 단 1경기만이 남았다. 승리와 패배에 따라 8강, 그리고 귀국인지가 결정된다. 세계농구와의 격차를 크게 실감한 한국이다. 그러나 8강 진출을 이룬다면 그동안의 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다. 모든 힘을 쏟아야 할 경기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