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의 주된 목적은 숫자가 아니다. 선수 성장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한화 이글스의 지휘봉을 잡았다. 한화의 리빌딩을 목적으로 먼 미국에서 왔다. 지금까지 결과가 썩 좋은 건 아니다. 지난 시즌 승률 0.326으로 최하위에 머물렀고, 올 시즌 역시 시즌이 끝난 건 아니지만 최하위가 확정됐다. 3년 연속 최하위.
그렇다고 해서 수확이 없었던 건 아니다. 노시환, 김태연 등 젊은 선수들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육성선수 출신인 김인환이 히트했다. 김인환은 올 시즌 히트 상품 중 하나로 어느덧 20홈런을 바라보는 타자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황성빈(롯데 자이언츠), 정철원(두산 베어스)과 함께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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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베로 한화 감독이 2군의 목적은 숫자가 아닌 선수들의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견해를 전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최근 잠실에서 만난 수베로 감독은 "2군의 승수가 많은 게 호재이지만, 내가 15년 동안 미국에 있으면서 느낀 건 미국의 팜 시스템은 선수들의 성장에 중점을 둔다. 경기 중에 어떻게 번트를 대는지, 투수들이 본인의 플랜을 갖고 와서 직접 써보고 실행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라고 말했다.
후베로 감독은 퓨처스리그에서 14연승을 달렸어도, 14연승이 아닌 14연승을 달리는 동안의 과정을 봐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14연승을 했다고 하는데, 숫자를 보느라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간과하고 있다. 2군의 주된 목적은 선수 성장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말을 이어간 수베로 감독은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이기는 방법, 위닝 멘털리티를 배우고 있는 것 같아 좋다. 매일 2군 보고서가 올라온다. 나는 숫자보다 선수 개개인의 플레이, 상황을 보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한 예로 투수 이승관을 들었다. 이승관은 2018년 한화 2차 1라운드 4순위로 지명된 선수. 아직 1군 무대에서는 11경기 2패 평균자책 23.63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수베로 감독은 그의 가능성을 지켜보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이승관의 프로필을 보면 사람들이 혹할만한 프로필이다. 구위가 괜찮다. 작년에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1군에서 볼넷을 내주는 등 스스로 무너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굉장히 왔다 갔다 했다. 서산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23일 SSG 중심 타선을 상대로 이닝을 잘 마무리 짓는 모습을 보고 굉장히 보람되고 기뻤다"라고 말했다.
수베로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클릭'으로도 비유했다. 그는 "젊은 선수들은 참 무섭다. 클릭 같다. 누르면 언제 켜질지 모를 정도로 성장세가 무섭다. 물론 아직 우리 팀은 완성 팀이 아니다. 우리는 최하위다. 기복을 줄이고, 더욱 성숙해질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최하위라는 결말을 맞았다. 그러나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한화를 응원하기 위해 매 경기 많은 팬이 경기장을 찾아 응원해 주고 있다. 한화가 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에 있어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할 지도 관심사다.
[잠실(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