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KIA 타이거즈에 11-2로 승리한 21일 광주 경기를 지켜봤다.
LG 선발 투수 김윤식에 대해선 매번 체인지업이 아쉽다고 이야기한 적이 많다. KIA전에선 과거에 비해 최대한 구속을 떨어뜨렸고 각도도 조금 더 커지면서 타자들과의 타이밍 싸움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좌완 투수에게 있어 체인지업은 기본적으로 완벽히 갖춰야 한다고 종종 이야기했다. 그래야만 타자들을 상대할 때 훨씬 유리한 편인데 김윤식이 KIA전에서 보여준 체인지업은 확실히 발전했다고 볼 수 있다. 정말 큰 변화다.
↑ LG 김윤식의 21일 광주 KIA전 체인지업은 전보다 확실히 발전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김윤식이 LG의 5선발 자리를 꾸준히 유지하게 되면 올해를 넘어 앞으로 10년 이상 팀을 이끌 선수로 성장할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 어린 선수고 좋은 투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처럼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굉장히 보기 좋다.
김윤식의 호투와 함께 LG 역시 공격과 수비, 주루 등 모든 플레이에서 강팀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호수비 역시 경기 분위기를 확실히 가져오는 역할을 했다.
반대로 KIA 이야기를 해보자. 선발 투수였던 토마스 파노니는 최근 경기 페이스가 좋았기 때문에 대단히 타이트한 게임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LG전은 파노니가 못 던졌다기보다는 3루수(김도영)의 실책 하나로 무너진 것이다.
물론 파노니 역시 단조로운 투구가 아쉬웠다. 커터와 슬로우 커브가 좋은 선수인데 대신 체인지업이 부족한 선수다. 힘이 있을 때는 직구나 커터가 LG 타자들을 상대로 힘 있게 들어갔지만 점점 이닝을 소화하면서 투구가 단순해졌고 이로 인해 홈런을 맞기도 했다. 커브가 좋은데도 커터만 고집하는 모습도 보였다. 오지환에게 홈런을 맞았을 때도 커브를 섞었다면 다른 결과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 9연패에 빠진 KIA가 다시 일어서려면 고참 선수들이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야 한다. 사진=천정환 기자 |
결국 얼마나 빨리 정상 경기력을 되찾느냐가 관건이다. 이럴 때는 조금 더 실수를 하더라도 차라리 과감한 승부를 하는 게 잘 통할 수도 있다. 또 더그아웃 분위기도 살아나야 한다. LG와 KIA의 더그아웃 분위기부터 이미 큰 차이가 있었다. 긴 연패 중이더라도 고참 선수들을 중심으로 분위기를 살려야 한다.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러디섭이 필요한 시기다.
KIA가 예전의 저력을 되찾기를 바란다. 물론 쉽지 않을 수 있다. NC 다이노스에 쫓기는 입장인 만큼 힘겨울 것이다. 결국 고참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을 잘 다독이면서 팀을 끌고 나가야 한다.
(한화 이글스 전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