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도박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임창용이 KBO 레전드 40인에 선정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KBO는 “선수의 굴곡 또한 야구 역사의 일부”라며 임창용을 제외하지 않은 사유를 전했다.
KBO는 19일 리그 4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레전드 40인’의 마지막 주인공들을 발표했다. 그 주인공은 선발과 마무리를 넘나들며 활약한 전천후 투수들이다. 마지막으로 발표된 송진우, 구대성, 김용수, 임창용은 자타공인 성적이나 KBO리그의 족적만 놓고 보면 레전드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발표 직후 팬들은 선정 과정에서 두 선수의 개인 이력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먼저 지난 7월 말 상습도박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임창용의 선정이 도마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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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습도박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임창용이 KBO 레전드 40인에 선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임창용은 현역 시절이었던 지난 2014년에도 마카오에서 4,000만원 대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2016년 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은 바 있다. 당시에는 단순도박과 외환관리위반으로 가벼운 처벌을 받았지만, 이번 경우는 상습성이 인정됐다.
이외에도 임창용은 2021년 사기 혐의로 검찰에 송치 돼 벌금 100만원에 약식 기소되는 등 현역 시절과 현역 은퇴 이후 꾸준히 야구 외적인 일로 논란을 빚고 있다.
이에 40주년 역사의 KBO리그를 대표하는 레전드로 임창용이 선정되는 것이 맞냐는 것에 대해 팬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사생활 문제가 많은 이가 일종의 ‘아이콘’으로서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될 수 있냐는 의견을 제시하는 쪽과, 기록적인 측면에선 이견이 없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KBO는 “임창용의 ‘레전드 40인 선정’과 관련,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이미 팬 투표와 전문가 평가가 완료된 이후였으며, 선수의 굴곡 또한 야구 역사의 일부이기에 순위와 평가를 기록으로 남기기로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KBO 관계자는 “전문가와 팬들의 투표로 선정한 인원을 KBO가 레전드에서 제외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면서 “논란 선수를 제외해 (본래 취지와 다른) 39인의 선수를 발표할 수도 없었던 현실적인 고충도 있었다”고 전했다.
임창용은 사이드암 투수로 시속 150km를 뛰어넘는 빠른 패스트볼을 앞세워 KBO 리그 통산 760경기에 출장, 130승 86패, 258세이브, 평균자책점 3.45를 기록했다. 임창용은 전문가 투표에서 112표(57.44점), 팬 투표 468,798표(8.58점), 총 점수 66.02로 21위에 자리했다.
KBO는 “이번 레전드 40인 선정 투표는 야구팬들이 KBO 리그의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와 비교해보며,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됐었다”는 기획 의도를 전했다.
또 KBO는 “레전드 40인에 선정된 선수를 비롯해 KBO 리그 40년 역사를 일부라도
동시에 KBO는 “근소한 투표수 차이로 아깝게 레전드 40인에 선정되진 못했지만, KBO 리그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추억을 선사한 41위~50위 선수들도 추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