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18 대표팀 에이스 김서현(18)은 분명 일본전에서 부진했다. 그러나 그의 투혼은 가려질 수 없다.
한국은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U-18 야구월드컵 제30회 세계청소년 야구선수권대회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2-6으로 패했다. 7승 2패라는 성적에도 노메달이란 결과는 다소 아쉽다.
이날 패배의 원인은 2회 대량 실점이었다. 김정운이 흔들리자 김서현이 일찍 구원 등판했지만 제구가 흔들렸고 일본의 뜨거운 방망이를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단 1개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하고 1피안타 3볼넷 3실점(3자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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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U-18 대표팀 에이스 김서현은 19일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부진했다. 그러나 4연투, 계속된 투구로 인해 정상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그는 故최동원이 발휘한 투혼을 가슴속에 새긴 채 마운드 위에 올랐다. 사진=WBSC 제공 |
김서현에게 패배의 책임을 묻는 건 꽤 서글픈 일이다. 그는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경기를 시작으로 대만-멕시코-일본까지 무려 4경기 연속 투구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한국을 위해 등판했고 또 기대하는 것 이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일본과 대만전에선 16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리며 상대 타자들을 놀라게 했다. 김서현이 있었기에 한국은 마지막까지 결승 진출을 두고 경쟁했다.
물론 4연투는 김서현에게도 무리였다. 163km를 던지는 괴물 투수도 압박감과 피로도가 큰 국제대회에서 4경기 연속 등판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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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서현 SNS 캡쳐 |
최동원은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기록하며 롯데의 우승을 이끌었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든 투혼이다. 그런 의지를 그대로 이은 김서현이지만 최동원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18세, 이제 프로 지명을 받은 어린 선수다. 그에게서 최동원이 어떤 마음으로 마운드에 올랐는지 알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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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