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던 백정현(36)이 돌아왔다.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좌완 백정현은 지난 시즌 14승 5패 평균자책 2.63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평균자책 2위, 다승 공동 4위에 해당하는 에이스급 활약이었다. 삼성은 FA 자격을 얻은 그에게 4년 38억 원이라는 거액을 선물했다.
하지만 백정현은 소위 '돈값'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백정현에게 올 시즌은 불운의 연속이었다. 지난 3일 두산 베어스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기 전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0승 12패. 제구력 난조를 보인 날도 있었지만,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를 챙기지 못한 날도 있었다. 상대 강습 타구에 맞아 교체되어 2군으로 내려간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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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백정현이 9월 들어 완전히 깨어났다. 사진=김재현 기자 |
당시 백정현은 "언젠가는 승리할 것이라 생각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오래 걸릴지는 예상 못했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승리를 챙긴 이후 백정현은 완전히 감을 잡았다. 9월의 백정현은 우리가 알던 백정현으로 완벽히 돌아왔다. 9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시즌 첫 7이닝 투구와 함께 5피안타 2사사구(1볼넷 1몸에 맞는 볼) 무실점 호투를 펼쳤디.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7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시즌 2승.
이어 시즌 첫 승을 챙긴 좋은 기억이 있는 두산을 15일 홈에서 만났다. 백정현은 5.2이닝 동안 7피안타 3볼넷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이전에는 잘 던지고도 타선의 지원 불발 속에 웃지 못했으나 이번에는 달랐다. 타선이 홈런 1개 포함 18안타를 때리며 13점을 올렸다. 백정현의 시즌 3승이 가볍게 달성됐다.
백정현은 9월에만 3승, 평균자책 0.96에 달한다. 9월에 가장 많은 승수를 챙긴 선수가 바로 백정현이다. 평균자책도 훌륭하다. 또 전반기와 후반기의 백정현은 완전히 다르다. 전반기에는 10패 6.63으로 처참히 무너졌다면 후반기는 3승 2패 평균자책도 2.35로 좋다. 피안타율도 0.267로 괜찮다. 특히 전반기에 피홈런이 19개로 많았는데, 후반기에는 피홈런 단 한 개를 허용하지 않았다. 삼성 팬들이 기대하던 모습이었다. 타선까지 확실히 힘을 주니 승리 쌓는 페이스가 전반기와 완전히 다르다.
현재 삼성은 56승 69패 2무를 기록하며 리그 8위에 자리하고 있다. 17경기 남았다. 사실상 가을야구 진출은 어려웠지만, 백정현은 시즌 끝까지 온 힘을 다해 투구할 준비가
전반기 가장 부진했던 남자가 후반기에는 완전히 달라졌다. 백정현은 이 기세를 시즌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삼성 팬들은 백쇼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