탬파베이 레이스 선수단이 로베르토 클레멘테데이를 기념한다.
탬파베이는 16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원정경기를 갖는다. 이들은 현지시간으로 9월 15일 로베르토 클레멘테데이를 맞아 선발 출전하는 야수 전원이 등번호 21번을 달고 나온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인 로베르토 클레멘테는 현역 시절 한 차례 MVP와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 네 번의 타격왕과 올스타 15회, 골드글러브 12회의 화려한 경력을 세웠다. 필드밖에서도 사회 공헌활동에 힘썼던 그는 1972년 12월 31일 지진 구호 활동을 위해 니콰라과로 가던 도중 비행기 사고로 38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이후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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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시작전 로저스센터 전광판에 로베르토 클레멘테데이를 기념하는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캐나다 토론토)= 김재호 특파원 |
팀의 라틴계 코치중 한 명인 로드니 리나레스 3루코치는 "옛날 이야기는 쉽게 잊혀지기 마련이다. 그의 이야기가 이렇게 전해지고 있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모든 라틴계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친 선수"라며 클레멘테를 기념하는 것의 의미에 대해 말했다.
케빈 캐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우리만의 방식으로 열정을 표현하고 싶어한다"며 선발 출전 선수 전원이 등번호 21번을 달고 나온 것에 대해 말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탬파베이는 선발 야수 전원이 라틴계 선수들로 구성됐다. 얀디 디아즈(3루수) 랜디 아로자레나(우익수) 완더 프랑코(유격수) 해롤드 라미레즈(1루수) 마누엘 마고(지명타자) 데이빗 페랄타(좌익수) 이삭 파레디스(2루수) 레네 핀토(포수) 호세 시리(중견수)의 라인업으로 경기한다. 최지만은 또 다른 좌타자 조너던 아란다와 함께 벤치에서 대기한다.
우완 케빈 가우스먼 상대로 우타자의 비중이 큰 라인업을 준비한 캐시 감독은 "가우스먼은 전날 선발 로스 스트리플링과 마찬가지로 독특한 투수다. 리버스 스플릿이다. 좌우 상관없이 좋은 투수"라며 좌우 매치업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로베르토 클레멘테데이는 아직 '반쪽 기념일'이다. 재키 로빈슨 데이처럼 모든 선수들이 같은 등번호를 다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선택에 맡긴다. 주로 로베르토 클레멘테상 수상 이력이 있거나 그의 후손이라 할 수 있는 라틴계 선수들이 21번을 택한다.
심지어 모든 팀이 이를 기념하지도 못한다. 이날 메이저리그는 단 8경기만 열리기 때문. 클레멘테의 소속팀이었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원정경기를 치른다. 아직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탬파베이 1루수 겸 외야수 해롤드 라미레즈는 이날을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날"이라 칭하며 "언젠가 그의 등번호가 리그 전체 영구결번이 되는 날이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 우리는 자부심을 갖고 이 번호를 사용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토론토(캐나다)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