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고춧가루가 꽤 맵다.
롯데는 지난 13일 사직 SSG 랜더스전에서 9회 무려 5점을 뽑아내는 기적의 뒷심을 발휘하며 9-8 대역전승을 차지했다. 3연패 탈출은 물론 갈 길 바쁜 SSG의 발목을 제대로 잡았다.
롯데와 SSG는 올해 상성이 좋지 않았다. 특히 롯데는 SSG에 4승 1무 9패로 절대적 열세였다. 더군다나 3연패로 분위기도 가라앉아 있었던 상황. 가을 야구를 사실상 놓쳤다고 봐야 하는 시점에서 그들이 SSG를 상대로 승리할 것이라 바라본 이는 많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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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는 13일 사직 SSG전에서 기적의 9회를 만들어내며 대역전승을 해냈다. 갈 길 바쁜 SSG 입장에선 뼈아픈 패배다. 사진=김재현 기자 |
그러나 롯데의 9회는 환상적이었다. SSG가 이날 전까지 5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이어간 문승원을 투입했지만 잭 렉스의 3점 홈런을 시작으로 이대호와 전준우, 안치홍 등 주축 타자들의 연이은 안타가 터지며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SSG 입장에서 이 경기를 살펴보자. 굉장히 아쉬운 1패, 아니 2패 이상의 아픔이다. 같은 날 2위 LG 트윈스가 두산 베어스를 5-0으로 꺾으며 격차가 단숨에 3.0게임차로 좁혀졌다. LG가 SSG보다 4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기에 와이어 투 와이어 1위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더군다나 SSG는 이번 롯데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했다. 후반기 들어 LG의 상승세가 뚜렷하고 SSG는 점점 내려앉는 상황이다. 9월 성적 역시 3승 1무 5패로 좋지 않았다. 롯데와의 원정 2연젼에서 승리해야만 어느 정도 안심할 수 있었지만 예상치 못한 역전패에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그만큼 롯데가 이날 SSG에 뿌린 고춧가루는 꽤 매운 편이다. 무조건 이겼어야 할 상대에게 패하는 것만큼 큰 충격은 없다. 어쩌면 1, 2위 경쟁의 큰 변수가 될 수도 있는 1승과 1패다.
심지어 롯데는 14일 사직에서 故최동원 11주기 추모행사를 진행한다. 롯데를 가장 ‘롯데’답게 이끌었던 에이스이자 한국야구 최고의 레전드를 기억하고 또 함께하는 날이다. 정신 무장에 대해선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즉 SSG는 최동원과 함께하는 롯데를 상대해야 한다. 1패가 아쉬운 상황에서 가장
과연 롯데는 2일 연속 SSG에 고춧가루를 뿌리게 될까. 시즌 막바지에 다다른 KBO리그의 상위권 판도를 흔들 경기가 사직에서 열리게 된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