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은 애정이 가는 팀이죠. 우리카드 가서도 잘 할게요."
8월 31일, 한국전력과 우리카드의 2-2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졌다. 리베로 오재성과 아웃사이드 히터 김지한이 우리카드로 가고 세터 하승우와 리베로 장지원이 한국전력으로 왔다.
이번 트레이드 때 한국전력 팬들은 눈물로 오재성(30)을 보내야 했다. 오재성은 한국전력의 프랜차이즈였다. 국군체육부대(상무) 시절을 제외하고는 한국전력에서만 뛰었다. 팀이 하위권에 있을 때도,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또 지난 시즌 구단 최고 성적을 거뒀을 때도 오재성이 있었다.
↑ 오재성이 한국전력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
9일 MK스포츠와 전화 통화를 가진 오재성은 "우리카드에 온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지만, 잘 적응하고 있다. (송)희채랑은 중, 고등학교를 같이 나왔고 (김)재휘와 (황)승빈이는 상무 후임이었다. 순조롭게 적응하고 있다"라고 운을 뗐다.
10년 가까운 세월을 한국전력과 보냈다. 트레이드 소식을 접했을 때 감정은 어땠을까.
"처음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 짐을 싸고 나와 보니 그제야 '아, 정말 트레이드가 되는구나' 하는 감정이 왔다. 여기서 꼴찌도 해보고, 중위권도 해보고, 컵대회 우승도 해봤다. 9년 동안 몸담은 팀이다. 그래도 받아들여야 한다. 정말 사람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오재성의 말이다.
동료들의 충격도 컸다. 특히 오재성과 함께 한국전력의 프랜차이즈 길을 걷고 있는 서재덕이 가장 큰 충격을 받았다. 오재성은 "나도 몰랐지만 동료들도 전혀 예상을 못 했다. 그중에서 재덕이 형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전)광인이 형도 가고, 나도 가니까 가장 많이 아쉬워했다"라고 했다.
이어 "(권영민) 감독님께서도 트레이드 단어를 어렵게 꺼내셨다. 안 볼 사이 아니니까, 가서도 잘 하라고 말씀하셨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오재성은 우리카드 일원이다. 오재성도 물론이지만 우리카드도 우승에 목말라 있다. 황승빈-나경복-오재성-김재휘 등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구성했다. 주전 라인업만 놓고 보면 어느 팀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우리카드로서는 이번이 V1을 이룰 수 있는 적기다.
오재성은 "우리카드 수비가 더 좋아지게끔 내가 더 노력해야 한다. 원래부터 우리카드는 범실이 없고, 기본기가 좋은 팀이었다. 더 탄탄해진 팀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카드에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하고 할 수 있는 모든 거에 최선을 다하겠다. 파이팅 하고, 열심히 하고 늘 밝은 모습 보여주겠다"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전력은 친정팀이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