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자이언츠 투수 스가노 도모유키(33)는 한 때 일본을 대표하는 에이스였다. 메이저리그도 탐을 냈던 최고의 투수였다.
평균 자책점 1위를 4차례나 차지했고 일본 최고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와무라상은 20017년과 2018년 2연패를 달성하기도 했다. 무려 22년만의 대기록이었다. 골드 글러브도 4차례나 차지한 바 있다.
그런 스가노가 어느새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다. 팀 내 3,4 선발 자리를 겨우 지킬 수 있는 투수로 내려 앉았다. 스가노의 무엇이 그를 흔들리게 만든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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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에이스로 불렸던 스가노가 평범한 투수로 전락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투고 타저가 심한 일본 프로야구에서 3.30의 평균 자책점은 평균 그 자체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투수가 돼 버린 셈이다.
패스트볼을 포함해 무려 7개의 구종을 섞어 던지고 있는 스가노다. 하지만 어느 공 하나도 확실하게 상대를 틀어 막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구종의 피안타율이 2할대 중반을 넘어선다. 압도적이라 할 수 없다.
특히 패스트볼의 헛스윙 율이 5.7%까지 떨어졌다. 스가노의 패스트볼 헛스윙 율은 매년 두자릿 수를 넘어섰다.
그만큼 패스트볼의 위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구위가 떨어지며 자연스럽게 성적도 하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스가노는 일본 프로야구 연봉 랭킹 2위에 올라 있는 선수다. 몸 값이 무려 8억 엔(약 80억 원)에 이른다.
2년 전 메이저리그 진출을 단념하고 돌아 온 에이스에게 요미우리는 8억 엔이라는 당시 최고액(현재 1위는 다나카 9억 엔)을 안겨주며 위로했다.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도 별도로 챙겨주기로 했었다.
스가노가 꼭 필요함을 연봉으로 보여준 셈이었다. 그만큼 요미우리는 스가노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그러나 스가노는 지난 해 부터 잇단 부상과 부진으로 연봉 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해 이미 6승(7패)에 그치며 최악의 시즌을 보낸 바 있다.
그 전까지 8시즌 중 10승을 실패한 것은 단 한 차례(2016시즌 9승)에 불과했던 스가노다. 그러나 이제 2년 연속 10승 실패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지난해엔 부상과 부진으로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서 자진 하차한 바 있다. 당시 스가노는 "공이 제대로 가지 않는다"고 괴로움을 털어 놓은 바 있다.
올 시즌에 대한 준비를 그만큼 철저히 했던 스가노다. 제구력이 단점인 한신 만년 유망주 후지나미가 개인 훈련 동참을 원했을 정도로 많은 것을 갖고 있는 투수로 평가 받았다.
자신의 훈련도 그 어느 때 보다 충실하게 소화했던 스가노다. 하지만 훈련의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결과물은 평범한 투수로의 전락이었다.
더 이상 아픈 곳도 없다. 지금 성적이 곧 스가노의 실력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2년 전 메이저리그 진출을 단념하며 더 높은 성적으로 더 좋은 대우를 받고 당당하게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겠다는 꿈을 품었던 스가노다. 그러나 지금 실력으로는 더 이상 메이저리그의 시선을 끌 수 없다.
아직 30대 초반의 나이다. 에이징 커브를 말할 단계는
스가노는 올 시즌 내에 해법을 찾아낼 수 있을까.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스가노는 이대로 주저 앉을 것인가. 아니면 다시 일본의 에이스다운 위용을 찾을 것인가.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