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거포 유망주 김석환(23)은 '제2의 이승엽'으로 불린다.
전 KIA 2군 감독이자 1군 감독 대행이었던 박흥식 현 롯데 코치가 그를 처음 보고 "스윙이 부드럽고 유연하다. 신인 시절 이승엽을 보는 듯 하다"고 말한데서 유래된 것이다.
박 코치는 삼성 시절 이승엽의 성공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도왔던 지도자다.
![]() |
↑ 김석환이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김종국 KIA 감독은 "현재의 1승도 중요하지만 KIA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며 김석환을 중용할 뜻을 밝혔다.
나성범을 영입했지만 유망주 들 중에서는 거포 자원이 부족한 KIA다. 김석환 성장은 옵션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었다.
그렇게 김석환에게 기회가 왔다. 그러나 김석환은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잡아 채지 못했다.
4월에만 61타석의 기회를 얻었지만 타율 0.173 1홈런 3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김석환이 차지하고 있던 좌익수 자리는 맹타를 휘두르기 시작한 이창진에게 돌아갔다.
그렇게 김석환의 2군 생활은 다시 시작 됐다.
그렇게 1군과 2군을 오가며 타율을 까먹는 사이.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시즌 막바지에 이르게 됐다. 김석환은 9월 확대 엔트리와 함께 다시 1군에 합류 했다.
김종국 감독은 그런 김석환을 1루수로까지 기용하며 다시 기회를 줬다. 하지만 김석환은 그 기회더 살리지 못했다. 9월엔 한 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치고 있다.
그래서 물었다. '제1의 이승엽'에게 '제2의 이승엽'이 어떤 준비를 하고 어떤 마음을 먹어야 좋을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이승엽은 김석환에게 아직 기회가 남아 있음을 강조했다. 기회는 놓칠 수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달라 붙으면 다시 찬스가 찾아 올 수 있다고 힘 주어 말했다.
이승엽은 "한 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게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기회를 놓쳤다고 해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프로의 세계라는 것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때문에 많은 실패를 통해서 또 경험을 통해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으면 된다. 실패를 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것이 선수의 능력이다. 지금의 실패를 경험 삼아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김석환에게도 언젠가는 성공의 시간이 찾아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실패를 가슴 속에 너무 깊게 남겨두고 생각이 많아져서는 안된다는 조언도 했다.
이승엽은 "못해도 본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경기 중에 생각이 많아지면 자신의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는다. 긴장을 하면 모든 것이 끝이다. 타석에서는 생각을 비우고 투수의 공에만 집중해야 한다. 잘 안된다고 해서 그걸 자꾸 생각해봐야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실패를 안 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실패를 했다면 거기서 다시 출발하면 된다. 실패했다고 끝나는 것 아니다. 기회가 무한정 주어지지는 않지만 아직 젊기 때문에 또 기회가 올 수 있다. 기회가 왔을 때는 머리를 비우고 공에만 집중해야 한다. 그래야 투수와 승부에서 이길 수 있다. 작은 실패에 좌절해서 쓰러져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석환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재도전의 기회가 분명히 남아 있다.
이승엽의 말 처럼 실패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실
김석환은 그럴 수 있는 충분한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다.
'제1의 이습엽'이 해 준 조언을 가슴 깊이 새기고 현실로 만들어 낼 때 진정한 '제2의 이승엽'이 탄생하게 될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