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은 늘고 강점은 줄어들었다. 굳이 함께할 이유가 없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4)는 어느새 한국에서만 4번째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다. 두산 왕조의 황금기를 함께한 중심 타자로서 그는 이제 진짜 식구라 해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나 페르난데스는 올해 가장 좋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원래부터 문제였던 병살타는 30개를 기록하며 자신이 새로 세웠던 KBO리그 한 시즌 최다 병살타 기록 26개를 훌쩍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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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외국인 타자 페르난데스는 올해 최악의 성적을 내고 있다. 4년간 동행한 페르난데스와 두산이지만 이 정도라면 더 이상 함께하기 힘들어 보인다. 사진(잠실 서울)=천정환 기자 |
페르난데스는 올 시즌 113경기에 출전, 타율 0.298 133안타 6홈런 48득점 64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0.383)과 출루율(0.344) 모두 3할대로 전체적인 지표가 한국에서의 4시즌 중 가장 저조한 편이다.
한때 2년 연속 최다 안타 1위에 오르는 등 ‘안타 제조기’로 불렸던 그는 이제 3할 타율도 되지 않는 평범한 타자가 됐다. 장타는 기대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안타조차 보기 힘든 수준이다.
페르난데스는 우천 취소로 결정되며 치러지지 않은 4일 잠실 삼성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빠져 있기도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타격 컨디션이 좋지 않다. 외야로 공이 안 간다”며 “일단 2, 3루 상황일 때는 투입할 생각이기는 하다”
큰돈 들여 영입한 외국인 선수를 상황에 맞게 써야 한다는 건 그만큼 가치가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고 또 정으로만 해결할 수는 없다. 4년 동안 두산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페르난데스이지만 지금 상황에선 올해가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