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를 위해 응원해준 사람들에게 죄송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2연전 첫 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8위로 올라선 것은 물론 올해 내내 승리가 없었던 백정현(35)이 시즌 첫 승을 얻은 것에 의미가 있었다.
선발 등판한 백정현은 6이닝 2피안타 4사사구(2사구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하며 승리를 챙겼다. 올 시즌 19번째 시도 끝에 얻은 승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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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백정현은 3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사진(잠실 서울)=김재현 기자 |
백정현은 경기 후 “언젠가는 승리할 것이라 생각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오래 걸릴지는 예상 못했다. 부족한 점이 보이면 채우고 또 맞게 되면 왜 맞는지 찾으면서 준비했다”며 “개인적인 느낌은 작년보다 올해가 더 좋은 것 같은데 그렇다고 해서 결과가 좋은 건 아니니까 계속 원인을 찾아가는 듯하다. 전력분석팀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얻고 있고 그렇게 하나씩 무언가 만들어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투수로서 해야 할 역할은 정확하게 공을 던지는 것이다. 두산전에서 몸에 맞는 공이 몇 개 나왔기 때문에 이 부분은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정현의 올해 부진을 단순 개인 컨디션 저하로 설명하기는 힘들다. 작년에 비해 투구 내용은 크게 아쉬웠지만 승리 요건을 갖추고 내려왔음에도 불펜 투수들의 방화로 기회를 놓친 적도 적지 않다. 이러쿵저러쿵해도 결과는 백정현의 무승 및 연패 행진으로 이어졌다.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을 터.
백정현은 “나는 괜찮았지만 응원해주는 동료들과 팬들을 생각하면 죄송한 마음뿐이다. 잘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으니 더 아쉬웠다.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승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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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백정현은 3일 잠실 두산전 승리 투수가 되며 무려 315일 만에 승리를 기록했다. 사진(잠실 서울)=김재현 기자 |
백정현은 “(내가)마운드에서 내려온 뒤에 올라가는 불펜 투수들이 자기 투구를 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그냥 자신의 투구를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항상 지켜봤다. 그러다 승리가 날아가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나의 승리가 아니라 팀의 승리를 위해 잘 던져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토록 기다렸던 승리가 찾아왔다. 2021년 10월 23일 kt 위즈전 이후 무려 315일 만에 얻은 승리다. 백정현의 긴 부진을
백정현은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생각하는 게 가장 맞는 것 같다. 이기면 좋고 져도 그것대로 배우는 게 있으니까 최대한 좋게 보려 한다. 지금은 승리한 이 기분을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다”며 인터뷰를 끝냈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