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윤기 형이요? 같이 뛸 때는 참 커 보였는데….”
2022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연세대 양준석 이후 또 다른 최대어가 등장했다. 대학 최고의 빅맨 고려대 이두원(22)이 얼리 엔트리를 결정한 것이다.
올해 고려대 3학년인 이두원은 숱한 얼리 엔트리 소문에도 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1학기 이후 주희정 고려대 감독을 찾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7월 MBC배 대학농구 대회 이후 마음을 바꿨고 결국 프로 진출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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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 이두원은 다가오는 2022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참가 신청했다. 그는 연세대 양준석과 함께 전체 1순위 후보로 꼽히고 있다. 사진=대학농구연맹 제공 |
205cm, 정통 빅맨이 아닌 4-5번을 오갈 수 있는 유연함까지 갖춘 이두원은 고교 시절까지만 하더라도 동세대 압도적인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대학 진학 후 잦은 부상과 기량 정체로 인해 점점 시선의 중심에서 벗어나고 말았다. 지난 2년 동안 출전 시간은 평균 20분이 채 되지 않는다.
이두원은 “대학 생활이 마냥 행복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누군가의 잘못이 아닌 내가 다쳤고 또 농구를 못 했던 것이기에 스스로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래서 고려대에 남는 것보다 프로에 일찍 가서 농구적으로 더 얻을 게 있다면 빨리 선택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왕 프로에 일찍 가는 만큼 4순위 안에는 지명이 됐으면 한다. 1순위는 기대도 안 한다. 그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아본 적이 없어서 기대도 없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두원이 가진 신체조건과 운동 능력은 분명 프로 무대에서도 엄청난 메리트가 있다. 205cm에 잘 달리고 높이 뛸 수 있는 선수를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 우려가 있다면 바로 어깨다. 이두원은 대학 내내 어깨 부상에 시달렸다. 이 문제로 군 면제 판정까지 받았다.
이두원은 “이제 어깨는 괜찮아졌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덩크슛을 최대한 안 하려 했는데 올해는 2년치를 몰아서 하려고 한다. 물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건강히 잘 뛸 수 있다는 걸 어필하려 노력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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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두원은 고려대 2년 선배 하윤기와의 정면 승부를 기대하고 있다. 과거 고교 시절 맞대결에선 항상 하윤기가 웃은 바 있다. 사진=대학농구연맹 제공 |
이두원은 “외국선수와 힘 대 힘으로 맞붙는다면 어려울 것이다. 가장 큰 걱정이다.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지금은 빠른 농구라고 생각한다”며 “외국선수보다 힘이 강하진 않겠지만 그들보다 더 빠르고 높게 뛰어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다행히 하윤기라는 성공적인 모델이 있다. 하윤기 역시 대학 시절 골밑에서 막을 자가 없었지만 프로에선 꽤 고전했다. 그럼에도 좋은 신체 조건과 운동 능력, 그리고 트랜지션 게임 참가 등 강점을 120% 발휘하며 데뷔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두원은 하윤기에 대해 “같이 뛸 때는 윤기 형이 굉장히 커 보였다. 근데 외국선수와 뛰는 걸 보니까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기는 하더라(웃음). 웨이트 트레이닝이 많이 중요해 보였다. 그래도 윤기 형은 워낙 운동 능력이 좋다 보니 어느 정도 커버가 되는 것 같아 보기 좋았다”고 바라봤다.
만약 이두원이 수원 kt가 아닌 다른
이두원은 “정말 재밌을 것 같다. 같은 팀에 있다가 다른 팀에 만나는 것 아닌가. 기대된다”며 “웃음 지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