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필승조의 핵심 투수인 정우영(23)은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고 있는 KBO리그 선수 중 하나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정우영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 것이 맞다. 메이저리그에서 흔하지 않은 투구 폼을 갖고 있고 대단히 빠른 투심 패스트볼을 갖고 있다. 불펜 투수로서 충분히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정우영이 등판 할 가능성이 높은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를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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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영이 슬럼프를 겪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지금의 슬럼프가 메이저리그에선 더 관심을 갖는 소재가 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쟈 |
살짝 한 걸음 벗어난 듯도 보이긴 하지만 아직 완전하다고 할 순 없다. 8월 월간 평균 자책점이 6.43이나 됐다.
도루를 많이 허용한다는 단점도 노출됐다. 정우영은 1일 현재 무려 23개의 도루를 허용했다. 도루를 잡아낸 것은 1차례에 불과하다. 도루 저지는 포수와 투수의 합작품이기는 하지만 정우영의 투구폼이 크기 때문에 도루를 많이 내준다는 건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그런 정우영을 메이저리그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현재의 정우영을 매우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정우영이 슬럼프를 겪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분명 시즌 초반의 압도적인 모습을 아직 되찾지 못하고 있다. 그런 정우영이 매우 흥미롭다.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인지가 궁금하기 때문이다. 투구판 밟는 위치를 조정하는 등 나름의 방법으로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정보 하나 하나가 우리에겐 소중하다. 정우영이 어려움을 겪었을 때 어떻게 이겨내는지를 지켜보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의 정우영을 더욱 유심히 관찰하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정우영은 당장 메이저리그로 갈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병역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FA 자격을 얻기 위해서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 사이에선 정우영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B는 "정우영은 당장 스카우트를 할 수 없는 선수다. 그리고 이제 막 KBO리그 3년차를 맞는 선수다. 오늘 보다 내일이 더 기대되는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지금 정우영을 체크하는 건 이른바 '스토리'를 모으기 위함이다. 정우영이 어떤 상황에서 어려움을 많이 겪고 또 그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내는지를 파악하는 단계다. 정우영이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게 됐는지를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단계에서 한 번쯤 슬럼프를 겪는 것도 스카우트 입장에선 호재라 할 수 있다. 본인은 괴롭겠지만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내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쌓이면 정우영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셈이다. 지금의 슬럼프를 흥미롭게 바라보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정우영이 슬럼프를 겪고 있다고 해서 메이저리그의 관심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어려움을 어떻게 탈출하는지를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정우영이 이 위기에서 완전히 무릎을 꿇게 된다면 모를까 이 고비를 잘 넘긴다면 메이저리그 스카우팅 리포트에는 또 하나의 플러스 점수를 얻게 될 것이 분명하다.
아직 메이저리그로 가는 길이 멀게 남아 있는 정우영이다. 그저 좋은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고비를 맞이하고
정우영은 최근의 페이스를 이어가며 슬럼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까. 그 과정을 만드는 스토리 하나 하나가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끄는 중요한 소재가 되고 있다.
[정철우 MK스포트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