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NC 다이노스에 5-3으로 승리한 8월 31일 잠실 경기를 지켜봤다.
먼저 NC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드류 루친스키는 팀 에이스다. 에이스 투수가 등판한 상황에서 수비 실책으로 경기를 내줬다는 건 단순히 1패로 봐서는 안 된다. 2, 3패 정도의 영향을 줄 수 있는 경기가 됐다.
루친스키는 LG전에서 5이닝 동안 4실점했지만 자책점은 1점에 불과하다. 사실상 1점만 줄 수 있었던 경기였음에도 4점을 내준 꼴이 됐으니 경기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 에이스 투수가 등판하는 날에 실책으로 경기를 내준다는 건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마이너스 요인이 많은 경기였다. 사진=김영구 기자 |
루친스키가 올해 8승 10패를 하고 있는데 평균자책점은 2.61이다. 그가 득점 지원을 많이 받지 못했거나 LG전처럼 실책이 발목을 잡은 경우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부분이 쌓이면서 NC의 성적으로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
선발 투수 입장에선 1, 2경기 정도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반복되면 스스로 포기하게 된다. 루친스키가 최선을 다해서 던져주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근데 하나, 둘 계속 놓치고 점수도 주다 보니 제구가 흔들리고 타자한테 맞는 경우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실책한 수비도 허탈하겠지만 투수가 느끼는 허탈감도 같다.
올해 감독이 바뀌고 강인권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고 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팀을 잘 이끌고 있지만 사실 정식 감독과 대행의 차이는 크다. 선수들이 감독을 대하는 자세 자체가 다르다. 강 대행이 정식 감독이 되거나 아니면 새 감독이 빨리 정해져야 NC도 재정비할 수 있다.
NC가 흔들리는 와중에도 조금씩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원래 강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수비력이 상당히 좋았던 팀이다. 만약 이런 경기가 한국시리즈에서 나왔다면 우승을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예전 NC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 이민호는 가능성 있는 선수다. 다만 왼쪽 어깨가 일찍 열리는 것만 보완한다면 더 좋아질 것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이민호 외 왼손 선발 투수(김윤식)가 있지 않나. 그 선수도 어린 편인데 볼이 빠르고 변화구도 괜찮더라. 만약에 이민호와 한 명 더 좋은 선발 투수가 자리를 잡는다면 앞으로의 LG는 엄청 무서운 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지금도 잘해주고 있으나 꾸준히 상위권에 진입, 한국시리즈까지 노릴 수 있는 팀이 될 거라고 보인다. 이민호가 일찍 교체됐는데도 긴 이닝을 잘 막아낸 불펜 투수들만 봐도 그렇다.
예전에 이우찬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배짱 있게 던지라고 조언했는데 NC전은 정말 좋았다. 그렇게만 던지면 문제가 없다. 다만 볼넷을 계속 주면 문제가 된다. 지금처럼 씩씩하게 던져준다면 좋겠다. 공의 움직임이 좋다. 쉽게 만든 공이 아니다. 자신을 믿고 자신감 있게 던져줬으면 한다.
지금 이 흐름이 이어진다면 SSG와 LG가 한국시리즈에서 만나지 않을까 싶다. SSG가 1위 팀이지만 LG도 강한 만큼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는 시리즈를 만들어줄 것 같다.
(한화 이글스 전 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