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선배님과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키움 히어로즈는 8월 31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2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전날 6-5로 쫄깃한 승리를 차지했던 키움은 귀중한 2연승을 챙기며 순위 굳히기에 성공했다.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은 위태로웠다. 선발 투수들이 5회 이전에 교체되면서 불펜 투수들의 부담이 컸다. 경기 역시 매 순간 타이트했으니 더욱 그랬다.
↑ 키움 신인 이명종은 8월 31일 고척 롯데전에서 애플러를 대신해 완벽투를 선보이며 승리를 챙겼다. 사진(고척 서울)=민준구 기자 |
이명종은 홍 감독의 신뢰에 보답했고 2경기 2.2이닝 동안 2승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안우진, 에릭 요키시도 해내지 못한 8월 2승을 신인이 해낸 것이다.
이명종은 경기 후 “팀이 승리하게 돼 가장 좋다. 모두가 다 잘했기 때문에 2연승할 수 있었다”며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한 만큼 최대한 버텨서 역전할 시간을 벌어주고 싶었다. 역전이 된 순간에는 내가 지키면 된다는 생각에 열심히 던졌다. 또 이대호 선배님의 은퇴 투어 경기인 만큼 많은 사람이 있는 곳에서 더 자신 있게 던지려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는 선수라면 무너졌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이명종은 신인 같지 않은 강심장을 자랑하며 괴력을 자랑한 거인을 어렵지 않게 막아냈다.
이명종은 ”자신감을 항상 추구한다. ‘싸움닭’이란 별명도 야구를 할 때는 상항 피하지 말고 싸우자는 생각만 가지려 한다. 나 때문에 역전이 될 수 있고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줄 수 있지만 그래도 자신 있게 던져야 한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승부처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상황을 마무리할 수 있는 선수.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삼성 라이온즈의 ‘돌부처’ 오승환이다. 이명종 역시 자신의 롤 모델이 오승환이라고 한다. 그는 ”오승환 선배님은 제 롤 모델이다. 꼭 만나서 인사드리고 싶다“며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다 지금은 변화구로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다. 플레이 스타일을 바꿔 승리하려 하는 모습이 너무 멋지다“고 말했다.
신인상 경쟁자로 언급되지는 않고 있지만 이명종 역시 주목해야 할 유망주다. 140km 초반대 평균 구속은 평범한 수준이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다.
홍 감독은 이명종에 대해 ”롯데 타선의 상승 분위기를 꺾은 건 이명종“이라고 말하며
그렇다면 이명종의 꿈은 무엇일까. 그는 그 누구보다 야구를 오래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또 자신감을 잃지 않고 항상 내 공만 던지는 선수가 되고자 한다. 선발, 구원 등 보직은 상관없다. 팀에 가장 오래 남아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고척(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