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이 에이스인 이유는….”
키움 히어로즈는 환상적이었던 올해 전반기 고점을 끝으로 후반기 내내 하락세를 겪고 있다. 2위로서 1위 SSG 랜더스를 위협하던 그들은 어느새 4위까지 내려오며 이제는 버티기가 최선인 상황까지 놓였다.
탄탄했던 불펜진의 붕괴, 전반기에도 약했던 타선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며 이어진 후반기 부진이다. 안우진(23), 에릭 요키시(33)라는 확실한 1, 2선발을 보유하고도 11승 1무 19패를 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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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안우진은 올해 유망주 타이틀 대신 에이스 칭호를 받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안우진의 후반기 컨디션은 어쩌면 전반기보다 나쁘지 않다. 특히 8월 등판한 5경기를 보면 압도적이다. 5경기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27일에는 8이닝을 모두 소화, 1실점 완투패를 당하기도 했다. 결과는 1승 2패로 아쉬웠지만 투구 내용만큼은 결점이 없었다.
30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만난 홍원기 키움 감독도 안우진의 후반기 경기력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정말 많이 성장했다. 지난해에 비해 성숙해졌고 한층 더 업그레이드됐다”며 “후반기 승리가 적지만 그보다 자신이 왜 실점했는지, 위기 상황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복기하는 자세가 좋아졌다. 실점에 대해 스스로 안타까워하는 것, 보완하려 하는 걸 보면 앞으로의 발전 의지는 더욱 강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홍 감독은 안우진에게 더 바라는 것이 있다. 지금보다 더 확실한 에이스로서 입지를 다지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도 안우진이 잘 던져주기를 바란다. 1선발로서 확실히 올라와야 한다. 전반기는 제 몫을 다해줬다. 후반기 승수가 적기는 하지만 여전히 기대하고 있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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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안우진은 홍원기 감독으로부터 에이스임을 인정받았다. 핵심은 뛰어난 이닝 소화 능력이다. 후반기 47.2이닝 소화로 전체 1위다. 사진=김영구 기자 |
그런 홍 감독이 안우진의 이닝 소화 능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안우진이 에이스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닝 소화에 있다. 가장 큰 강점이다”라며 “많이 갑갑한 상황에도 안우진이 잘해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지만 그만큼 믿음과 바람이 크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안우진은 올해 159이닝을 소화, 롯데 자이언츠의 찰리 반즈(167.2이닝)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이닝을 먹어 치웠다. 토종 선발 투수 중에는 고영표(142.1이닝)와 양현종(141.1이닝)을 제치고 당당히 1위에 올랐다. 후반기에는 47.2이닝으로 전체 1위다. 그러면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다.
팀이 잘 나가고, 또 못 나가고를 떠나 에이스는 항상 제 몫을 해주는 사람이어
안우진이 아직도 어린 나이의 선수이지만 유망주가 아닌 에이스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이유다.
[고척(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