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빈(23)이 쓰러졌다. 이제 누구를 믿어야 할지 모르는 두산 베어스다.
두산은 지난 29일 토종 선발 투수 곽빈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오른 팔꿈치 미세염증으로 인해 휴식이 필요했다. 손등 부상 후 돌아온 지 22일 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곽빈의 이탈은 꽤 뼈아프다. 가을 야구 진출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곽빈은 유망주이며 잘 던지고 있을 때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 8월 그의 투구 내용은 환상적이었다. 그러나 가장 잘 나아가고 있을 때 멈춰서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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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곽빈은 2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사유는 오른 팔꿈치 미세염증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4경기 내내 투구 내용이 좋았다. 7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7이닝 7탈삼진 무자책점을 기록하더니 14일 SSG 랜더스전에서 6이닝 10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호투를 이어갔다.
21일과 27일에는 승리도 차지했다. LG 트윈스전(6.1이닝 6탈삼진 2실점(2자책)), KIA전(7이닝 6탈삼진 1실점(1자책)) 모두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2연승을 거뒀다.
후반기 들어 토종 선발진이 무너진 두산 입장에선 곽빈은 한 줄기 희망이었다. 어린 투수에게 기대를 걸어야 할 만큼 현재 두산의 선발진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
이영하는 현재 2군에 있다. 그는 시즌 내내 기복 있는 투구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21경기 선발 등판, 6승 8패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했다. 2군으로 내려가기 전에는 결국 불펜 투수로 보직을 잠시 바꾸기도 했다.
그나마 최원준이 버팀목이 된 상황이다. 물론 그 역시 6월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갔지만 7월부터 서서히 흔들리더니 8월 역시 좋고 나쁨의 차이가 컸다.
현재 두산은 확실히 1승 카드라고 할 수 있는 토종 선발 투수가 없다. 8월에는 곽빈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박신지, 최승용 등 대체 선발 카드 역시 통하지 않았기에 김태형 두산 감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빛나는 ‘
프로 스포츠에 영원한 승자는 없지만 두산은 꽤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