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가 낮은 팀의 한계였고 또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필승 카드다.
한국 U18 남자농구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 아자디 바스켓볼 홀에서 열린 2022 국제농구연맹(FIBA) U18 아시아남자농구선수권대회 중국과의 4강 경기에서 대접전 끝에 89-85로 승리 10년 만에 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2004년 이후 한 번도 U18 레벨에서 중국을 이겨본 적 없었던 한국. 4년 전 이현중과 여준석, 그리고 문정현, 박무빈, 양준석 등이 있었음에도 만리장성은 여전히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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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U18 대표팀은 26일 중국과의 4강 경기에서 승리하며 10년 만에 결승 진출을 이뤘다. 사진=FIBA 제공 |
한국의 주전 빅맨은 유민수로 신장은 200cm를 간신히 넘긴다. 아시아에서도 큰 선수는 아니다. 더군다나 포워드에 가까운 선수로서 골밑에서의 영향력이 큰 편은 아니었다. 오히려 달리는 농구, 코트를 넓게 쓰는 농구에 최적화된 선수였다. 구민교는 언더사이즈 빅맨, 윤기찬은 3번이다. 사실상 한국은 5번 없이 대회를 치르고 있는 셈이다.
이세범 U18 대표팀 감독은 이주영을 중심에 두고 양 날개에 이채형, 강성욱을 두는 3-2 지역방어를 주요 수비 전술로 활용했다. 높이가 낮다는 약점을 앞선 압박으로 보완하려는 의도가 보였고 더불어 스틸 능력이 뛰어난 세 선수이기에 적절한 선택이었다.
리바운드는 어느 정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앞선 압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실점 확률이 크게 높아지는 도박이었다. 즉 앞선에 있는 이주영-이채형-강성욱의 수비 호흡에 많은 부분을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중국과 같은 상대를 만났을 때는 정공법이 통하지 않는다. 이 감독의 선택은 탁월했고 또 최고의 결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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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U18 대표팀은 이번 대회 최고의 대도 군단이다. 중국전에서 무려 18개의 스틸을 기록하며 높이의 약점을 완벽히 보완했다. 사진=FIBA 제공 |
이번 대회 최고의 대도 군단인 한국은 중국전에서 무려 18개의 스틸을 기록했다. 이채형이 인도전에 이어 또 한 번 10스틸을 챙겼고 강성욱과 윤기찬이 각각 3개씩, 이주영과 김윤성이 각각 1개를 기록했다.
중국은 25실책을 범했다. 예선에서도 한국에 26실책을 범하며 후반 추격을 허용했던 그들은 4강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모습이었다. 인도전(8실책), 카타르전(12실책)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흔들렸다. 그만큼 한국의 앞선 압박 강도는 강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2004년 이후 18년 만에 U18 대회에서 중국을 잡았다. 2012년 이후 10년 만에 결승에 오르며 2000년 이후 무려 22년 만에 정상을 꿈꾸고 있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일본과 레바논 중 한 팀을 만나게 되는데
한편 한국은 오는 28일 오후 10시 30분 일본, 레바논의 4강 경기 승자와 결승을 치른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