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얼리 엔트리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러나 신중하게 결정한 것인지 돌아봐야 한다.
2022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오는 9월 27일 열린다. 올해는 대학 4학년 선수들의 기량이 전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있어 얼리 엔트리가 활성화되고 있다.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은 선수들도 있다. 그만큼 많은 수의 얼리 엔트리가 예상된다.
수년간 이어진 얼리 엔트리 성공 신화에 고교 선수들은 물론 대학 선수들의 마인드가 많이 달라졌다. 과거에는 대학 졸업장을 중시했던 것에 비해 현재는 일찍 프로에 진출, 농구에 전념하려는 선수들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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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는 9월 27일 열린다. 올해는 얼리 엔트리 활성화로 많은 유망주가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KBL 제공 |
현재 대학 지도자들이 걱정하는 건 이 부분이다. 주축 선수들의 얼리 엔트리로 당장 내년 전력 걱정부터 할 수도 있으나 그보다는 프로에서 실패할 경우 다음 플랜이 없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몇몇 선수들은 운동과 학업을 동시에 해내려고 하지만 프로 생활을 하면서 대학을 졸업한다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학업을 포기하면서 농구만 생각해도 성공하기 힘들다. 그만큼 프로에서 생존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지도자들이기에 나날이 늘어가는 얼리 엔트리를 곱게 보기 어렵다.
심지어 올해 아시아 쿼터를 통해 무려 7명의 선수가 영입됨에 따라 우려의 시선은 더욱 짙어졌다. 그들 역시 대부분 대학 졸업 후 곧바로 KBL에 온 케이스이지만 대우부터가 다르다. 보통 2년 계약에 1억이 넘는 연봉을 받는다. 어떤 선수는 2억 중반대가 넘어가는 거액을 품었다고 한다. 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 지명자가 최대 1억(첫 시즌은 최저 연봉 수준)을 받으니 다소 불공평한 부분이다.
또 필리핀 선수들은 대부분 가드다. 얼리 엔트리를 희망하는 선수들 역시 가드가 주를 이루고 있다. 최소 2년은 서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투자 비용을 고려하면 즉시 전력감이 아닌 신인 선수들보다 필리핀 선수들을 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많은 대학 지도자가 올해 얼리 엔트리에 대해 “시기상 아주 좋지 않다”고 말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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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국가대표 아반도는 올해 KGC와 계약, KBL의 새 시즌을 누빌 아시아 쿼터 선수 중 한 명이다. 사진=FIBA 제공 |
그렇다면 빅맨 포지션의 선수들은 안심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아시아 쿼터제는 해마다 교류하는 국가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현재 일본과 필리핀의 문을 열었고 유력한 다음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에는 200cm를 훌쩍 넘기는 장신 선수가 많다(어설픈 200cm대 초반의 선수는 골밑에 서지도 못한다). 일본 및 필리핀 선수들과 달리 계약 조건을 맞추기 까다로울 수 있지만 영입 가능성이 없지 않다. 빅맨 공급이 적은 KBL이기에 일본, 필리핀 가드보다 더 매력적인 카드가 될 수 있다.
송교창이 대박을 친 후 양홍석, 이우석 등 얼리 엔트리 성공 사례가 차례로 등장하며 많은 선수가 같은 꿈을 품고 있다. 더군다나 운동과 학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일찍 대학 유니폼을 벗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성공이 있으면 실패도 있다. 선택과 책임 모두 선수 본인의 몫이다.
KBL은 NBA가 아니다. D리그가 G리그처럼 활성화되어 있지도 않다. 유럽과 같이 유스 시스템이 갖춰지지도 않았다. 앞으로 아시아 쿼터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며 그만큼 경쟁자는 늘어나게 된다. 분명 제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나 언제 될지는 미지수다. 섣불리 얼리 엔트리를 선택해선 안 되는 이유다.
중요한 건 얼리 엔트리를 선택하는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