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준(37)은 두산 투수 중 최다승(129승)을 기록 중인 투수다.
하지만 지금은 1승을 거두기도 대단히 힘겨운 상황에 놓여 있다. 2018시즌 3승(7패)을 거둔 이후 4년 째 승리가 없다.
현재는 불펜의 승리조로 나서고 있는 상황. 1승을 추가한다는 것이 대단히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장원준은 언재쯤 아홉수를 넘어 130승 고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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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준이 온 힘을 다해 투구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올 시즌 1군 성적은 승리 없이 1패 6홀드, 평균 자책점 3.38을 기록하고 있다.
불펜이 무너진 두산에서 믿음을 가질 수 있는 몇 안되는 투수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전성기의 구위는 아니지만 아직 불펜 요원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능력은 갖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원준이는 어떻게 보면 옛날의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다"라면서도 "그래도 준비를 잘하고 있다. 현재 우리 팀에 왼손 투수가 없다. 타자들 상대 잘 하고, 볼끝도 좋고 제구력도 괜찮다. 구속도 140km 넘게 나온다. 계속해서 자기 역할을 잘하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앞으로도 장원준을 중요한 타이밍에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나 다름 없다.
1승을 올리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일단 장원준이 지금의 꾸준함을 이어가야 한다. 실점 없이 제 몫을 해내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한다.
팀이 근소한 차이로 뒤지고 있거나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는 전제 조건도 있다.
그리고 팀 타선이 장원준이 마운드에 서 있을 때 폭발을 해야 한다. 경기를 뒤집거나 크게 앞서가는 흐름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야 장원준에게 값진 1승이 더해질 수 있다.
앞에 서술한 것과 같이 복잡하고 어려운 타이밍이 모두 딱 들어 맞아야 장원준의 승리도 가능해진다.
최근 두산의 타격이 바닥을 치고 있기 때문에 승부를 뒤집는 다는 것이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타선의 도움 없이는 승리도 기록할 수 없기에 안타까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장원준은 지금 승리 추가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야구가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러나 투수의 훈장은 어디까지나 승리에 있다. 팀이 이기는데 힘을 보태며 자신의 기록까지 넘어설 수 있다면 그 보다 더 좋은 시나리오는 없다.
장원준은 아직 두산 불펜에서 꼭 필요한 선수다. 감독의 말 처럼 전성기 구위는 아니지만 풍부한 경험에서 나오는 노련한 투구가 있다.
다만 아직 승리라는 결실을 맺지 못했을 뿐이다.
지난 3년간은 잔 부상에 시달렸던 것도 승수 추가를 못한 이유가 됐다. 지금은 아픈 곳 없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기회가 점차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승리를 따낼 수 있는 찬스도 찾아 올 수 있다.
장원준이 130승째를 달성하게 된다면 그건 또 하나의 작은 기적이라 할 수 있다. 우리 나이로 마흔을 바라보는 투수가 4년 만에 승리
좌절하고 무릎 꿇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장원준은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장원준이 해낸다면 우리도 해낼 수 있다. 그것이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