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은 없었다. 추락 중인 키움 히어로즈에게 지금 필요한 건 영웅이 아니라 기본이다.
키움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KBO리그 홈경기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선발 전원 안타를 허용한 끝에 3-12로 패했다. 이로써 시즌 첫 6연패를 당한 키움의 성적은 61승 49패 2무가 됐다.
동시에 키움은 종전 4위 kt위즈가 승리하면서 3위를 내주고 현재 4위로 내려 앉았다. 후반기 시작 당시만 해도 2위에서 4위로 순위가 급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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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움 히어로즈가 후반기 시작 2위에서 4위까지 추락했다. 지금 절실한 건 기본 찾기다. 사진=김재현 기자 |
전반기 막바지 맞대결 직전 까지 SSG를 2.5경기 차로 추격하던 때가 불과 약 한 달이 조금 지났을 뿐인데 어느덧 키움과 선두의 경기 승차는 14.5경기까지 벌어졌다.
믿기지 않는 추락 중이라고 표현해도 이젠 더는 과하지 않다.
전반기만 해도 키움은 안우진과 에릭 요키시라는 막강한 에이스 원투펀치에 준수한 3~5선발,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과 탄탄한 수비를 앞세워 지키는 야구를 했다.
이정후(24) 홀로 고군분투했음에도 적은 점수를 뽑고 지켜내는 ‘승리 방정식’을 꼬박꼬박 실천했던 키움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방정식이 통하지 않고 있다. 상대가 키움의 수를 읽었다는 느낌보단 키움 스스로 자멸하는 양상이다.
마운드와 타선 모두 무너졌다. 23일 경기 전까진 안우진과 요키시가 나와서 호투해도 타선이 침묵하거나 불펜이 실점하고, 그렇지 않은 경기엔 마운드가 아예 무너져 대량 실점을 하는 흐름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선발 자원 최원태는 부상을 당해 이탈했고, 마운드에서 선발과 구원 등으로 역할을 해줬던 정찬헌과 한현희는 부진으로 동반 퓨처스로 내려갔다. 애플러는 선발로도 구원으로도 부진한 상태다.
거기다 후반기 부진의 첫 원흉으로 지목받은 구원진은 후반기 팀 구원 평균자책이 7.35에 달하고 세이브가 5개에 불과하다. 누가 나와도 믿음직했던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엔 김재웅(9경기 4홀드 4세이브)을 제외하면 모두 불안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현재 남발 중인 실책, 기본을 지키지 못하는 플레이 등이다. 후반기 키움은 리그 최다 2위에 해당하는 22개의 실책을 범했는데, 실책으로 집계되지 않은 아쉬운 실책성 플레이는 더 많다.
현재 키움은 일부 이탈자를 제외하면 전력 누수가 크지 않다. 전반기 강점을 보여줄 수 있는 여건이 충분히 있다는 뜻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키움의 문제는 인적 자원의 집단 부진 이상으로 팀 전체의 ‘기본의
팀이 흔들릴 때 우리는 영웅의 활약을 바라게 된다. 그러나 지금 키움에게 필요한 건 영웅이란 개인보다는 단결된 ‘원 팀’이 되는 것이다. 떨어졌지만 탈출구는 멀리 있지 않다. 위도 가깝다. 포기하긴 너무나 이른 시점. 원점에서 재출발하는 초심과 ‘기본 지키기’가 더 절실해 보이는 키움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