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4, 5개씩 쳐야 하는데 두 달에 하나 치니 스트레스 받았죠."
kt 위즈 베테랑 내야수 황재균의 올 시즌 타율은 0.267이다. 황재균이 2할 6푼대의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건 2010년 0.225 이후 처음이다. 2011년부터 황재균은 0.270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2014년에는 0.321, 2016년에는 0.335를 기록한 적이 있다. 2018년 kt의 유니폼을 입고 난 이후 꾸준하게 0.280 이상을 올렸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0.248을 찍은 적도 있을 정도로 잘 맞지 않고 있다.
장타도 터지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장타율은 0.377. 2012년 0.346 이후 가장 낮은 기록이며, 홈런도 6개로 예상보다 저조한 수치. 지난 21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서 시즌 6호 홈런을 쳤는데 이 홈런은 지난 6월 30일 삼성라이온즈전 이후 52일 만에 나온 홈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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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재균이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내려놨다고 이야기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
말을 이어간 황재균은 "아무리 성적을 신경 안 쓴다고 해도 너무 안 되고, 나답지 않은 성적을 보였다. 장타도 그렇고, 타율도 0.240까지 내려간 적이 있다. 지금도 높은 타율이 아니어서 아쉬운 부분이 많다"라고 아쉬워했다.
이런 생각을 한 적도 있다고 한다. "올해는 솔직히 '내가 나오는 게 도움이 되는 건가'하는 생각도 들더라. 팀이 잘 하고 있는데 나 혼자 만족을 못 했다."
올 시즌 성적에 대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주위의 도움 덕분에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그는 "내가 스트레스를 안 받는 것처럼 보여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아 힘들었다. 그래도 주위에서 좋은 이야기해 주셔서 힘이 났다. 나 스스로도 '너무 욕심을 부렸나' 하는 생각이 들 때 주위에서 도와줬다. 한 번은 (장)성우가 우스갯소리로 '형은 3할 치다가 2할 5푼 내려왔는데, 난 늘 그 정도여서 어떤 스트레스인지 모르겠다'라고 하기도 했다"라고 웃었다.
이제는 개인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 대신, 오직 팀 승리만 바라본다. 현재 4위를 달리고 있는 kt는 59승 47패 2무를 기록하며 3위 키움 히어로즈(61승 48패 2무)와 게임차를 0.5까지 줄였다. 4위는 5위와 와일드카드를 치러야 하는데, 3위는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이다. 4위와 3위는 천지차이다.
황재균은 "경기 차가 줄었어도 선수들이 굳을 수도 있으니 그저 편안하게 우리 경기만 하려고 한다. 경기를 하다 보면 올라갈 수도 있고, 내려갈 수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라며 "가을야구에 가면 다시 시작이다. 지난해 우승을 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일단 가을야구에 가자는 생각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 팀이 치른 108경기 중 105경기에 나섰다. 지칠 법 하지만, 그는 늘 kt의 핫코너를 지킨다. 황재균은 "사실 힘든 부분도 있고, 체력적으로 지치기도 한다. 그래도 내 장점이 다치지 않고 꾸준하게 뛰는 것이다. 나보다 체력 약한 친구들이 쉬어야 한다"라고 웃었
마지막으로 그는 "올 시즌에 너무 성적만 쫓다 보니 더 안 됐던 것 같다. 이제는 잘 맞지 않아도 타격을 받지 않는다. 한 달 전부터 마음을 내려놨다. 내가 안타를 못 치고, 또는 하나를 치더라도 팀이 이긴다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그걸로 충분하다"라고 미소 지었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