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님도 많이 긴장하셨나 봐요."
2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는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리기 전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다.
바로 KBO리그 출범 40주년을 맞아 KBO를 빛낸 레전드 40인에 선정된 이강철 감독의 레전드 선정 시상식이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15일 KBO가 선정한 레전드 40인 중 전문가 투표 141표(72.31점), 팬 투표에서 446,940표(8.18점)을 획득해 총 점수 80.49점으로 레전드 9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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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t 위즈 제공 |
2005시즌까지 현역 선수 생활을 이어간 이강철 감독은 16년간 총 한국시리즈 5번 우승을 달성했고, 1996년에는 한국시리즈 MVP에 올랐다. 현역 시절 통산 602경기 152승 53세이브 33홀드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했다.
감독으로서도 승승장구했다. 2019년 kt 3대 감독으로 부임해 2020년 팀을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고, 지난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이날 레전드 기념 시상식 외에도 특별한 행사가 진행됐다. 바로 이강철 감독이 승리 기념 시구를 맡은 것이다. 그리고 시포는 이강철 감독과 함께 타이거즈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현 김종국 KIA 감독이 맡았다. 즉, 경기에서 맞붙는 양 팀 수장이 그라운드에 오른 것이다.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에서 공을 던진 건 참으로 오랜만이다. 2006년에 은퇴식을 가졌고, 2013년 11월 이벤트성 매치인 한·일 프로야구 레전드 슈퍼게임에서 마지막으로 공을 던진 후 처음이다.
이강철 감독은 120km 속구를 던지기 위해 많은 신경을 썼다.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공이 가지 않았다. 김종국 감독은 스트라이크 존에 꽂힐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공은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났다. 김종국 감독이 몸을 날려 공을 잡을 정도로 크게 벗어났다. 그래도 부드러운 투구폼은 여전했다.
21일 경기 전 만난 이강철 감독은 "종국이가 놓쳤어야 하는데 잡았다. 몸을 날려 승리를 잡은 거라고 생각한다. 빠른 공을 던지려다 보니 팔에 잔뜩 힘이 들어간 것 같다. 허리를 쓰지를 못하겠더라. 어제의 나처럼 던지면 안 된다"라고 웃었다.
말을 이어간 이 감독은 "일구회 소속으로 선동열 감독님 등과 함께 이벤트 경기에 나간 적이 있다. 그때 이후로 공을 던진 게 처음이다. 그때는 은퇴한지 그래도 얼마 안 됐을 때다. 디스크도 안 터졌을 때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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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kt 위즈 제공 |
현역 사령탑이 시구자로 나서고, 또 그 공을 상대 사령탑이 잡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현역 시절 타이거즈서 숱한 영광을 함께 한 두 사람은 관중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주는 데 성공했다.
재미는 재미고 승부는 승부다. KIA와 kt는 주말 2연전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그리고 1승씩을
[수원=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