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수(24)의 대안이 없다는 건 한국 여자농구의 현실이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19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초청 2022 여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라트비아와의 1차전에서 56-55로 승리했다.
승리하고도 개운한 맛이 없었던 경기였다. 전반까지만 하더라도 경기를 잘 풀어가는 듯했지만 후반 들어 체력 저하, 수비 불안, 공격 부실 등 다양한 문제점을 드러내며 결국 졸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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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의 에이스 박지수. 대단한 선수인 건 모두가 부정할 수 없지만 공백을 느끼니 더욱 커 보였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
반드시 해결책을 제시했어야 할 경기였다. 왜? 라트비아 190cm대 빅맨들의 기량은 크게 떨어졌다. 한국이 2022 국제농구연맹(FIBA) 호주여자농구월드컵에서 만나는 벨기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푸에르토리코-중국-미국 빅맨들과 비교하기도 힘들 정도의 수준이다. 그렇기에 라트비아전에서 상대 빅맨 봉쇄법을 확실히 증명했어야 했다.
전반까지만 하더라도 어느 정도 통하는 듯했다. 기습적인 압박 수비와 공격적으로 스틸을 시도하는 등 라트비아 빅맨들을 당황케 했다. 문제는 후반이었다. 준수한 모습을 보인 진안은 체력 저하 및 파울 누적으로 후반 6분여 출전에 그쳤다. 김소담과 양인영은 빅맨 수비에 버거워했다. 김태연은 무릎 문제로 뛸 수 없었다. 트랩 수비에 적극 가담했던 가드, 포워드들의 발도 점점 느려졌다.
여기서 박지수의 공백 여파가 크게 느껴진다. 박지수는 상대 빅맨들과 일대일 승부가 가능한 선수다. 블록슛 능력은 세계 최고 수준. 이전에도 골밑 수비에 대한 트랩 대처는 있었지만 박지수가 버티고 있었기에 그리 많은 시도가 필요 없었다. 그만큼 수비에 있어선 박지수가 가진 가치는 매우 컸다.
지금은 다르다. 박지수가 없으니 상대 빅맨과 일대일 승부를 할 수 있는 선수 역시 없다. 그렇다면 트랩 수비가 40분 내내 이어져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이해도와 체력이 동시에 받쳐줘야 한다. 이번 라트비아전에서는 2가지 모두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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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수가 없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의 골밑은 진안이 지켜야 한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
물론 현재로서는 박지수가 있었을 때의 공격 파생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일단 수비 대안이 절실한 상황이다.
정선민 국가대표 감독이 경기 후 “박지수의 대안은 없다”고 말한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국 여자농구의 현실이기도 하다(그렇기에 박지수와 함께해줄 수 있는 귀화선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기에 대안과 가장 가까운 방법을 찾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라트비아전에선 40분 내내 상대 빅맨을 묶을 수 있는 방법을
이제 2차전이 남아 있다. 농구월드컵 전 마지막으로 빅맨 수비를 실험할 수 있는 기회다. 훈련으로 보완할 수 없는 부분이다. 실전에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승리가 전부는 아니다. 라트비아 빅맨들도 봉쇄할 수 없다면 농구월드컵에선 막을 수 있는 빅맨이 없다.
[청주=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