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꽃도 안 피웠는데 포기하면 후회하지 않겠냐'라고 하셨다."
GS칼텍스 세터 이원정은 지난 15일 순천팔마체육관에서 열린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A조 예선 IBK기업은행과 경기에 선발 세터로 출전했다.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주전 세터 안혜진이 대표팀에 차출된 상황에서 팀을 이끌 주전 세터로 이원정을 택했다.
이원정은 지난 1월 20일 4라운드 한국도로공사전 이후 첫 공식 경기에 임했다. 안정적이었다. 불안함은 없었다. 이전에 보여줬던 모습 그대로였다.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주며 팀을 3-0 (25-22, 25-18, 25-17) 완승으로 이끌었다. 덕분에 GS칼텍스는 조기에 준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
![]() |
↑ GS칼텍스 이원정이 돌아왔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
경기 후 만난 이원정은 "경기를 이겨 너무 기쁘다. 준비한 만큼 결과가 좋았다. 남은 흥국생명전도 잘 준비하겠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사실 경기 토스 감이 안 좋았다. 긴장을 많이 했는데 공격수들이 잘 때려주다 보니 잘 됐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이원정은 왼쪽 손목 물혹 제거 수술을 받았다. 이후 이원정은 제 컨디션을 찾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2021 KOVO컵을 건너 뛰고, 2021-22시즌 초반도 소화하지 못했다. 2022년 1월 9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시즌 첫 경기를 뛰었으나, 이후 한 경기만 소화한 채 부상 재발로 인해 시즌을 조기 마감해야 했다.
그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낸 이원정. 어떻게 재활 기간을 이겨냈을까.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우울한 시간도 있었다. '포기할까' 생각도 했었지만, 주위 사람들이 힘을 줬다. 포기할 수 있었는데 잡아주고 도와줬다." 이원정의 말이다.
수장인 차상현 감독도 힘들어하는 이원정에게 격려의 말을 전했다. 이원정은 "감독님께서 하신 말씀이 있는데 '아직 꽃도 안 피웠는데 포기하면 후회하지 않겠냐'라고 하셨다. 아직 어린데 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조급해하지 말라고 하셨다. 길게 보라고 하셨다"라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이원정은 "아직 컨디션은 80% 정도 된다. 20%는 더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엄마가 대구여고 배구부 감독인데 내가 프로 오고 나서 배구 이야기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리고 언제나 내 선택을 존중한다. 언제나 믿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감사함을 표했다.
[순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