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판단은 정확했다.
10승 투수를 포기하고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 모험을 한 것이 적중하고 있다.
새로 영입한 투수는 팀의 기둥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반면 잡지 않았던 투수는 일본에서 크게 고전하고 있다.
↑ LG 시절의 수아레즈. 사진=김재현 기자 |
수아레즈는 23경기에 등판해 10승2패, 평균 자책점 2.18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안정적인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으로 믿음을 심어줬다.
하지만 약점도 있었다. 긴 이닝 소화에 어려음을 겪었다. 이닝 별로 투구수가 많았고 투구수가 늘어나면 스태미너가 급겨하게 떨어지는 단점을 노출 했다.
수아레즈가 23경기서 거둬들인 이닝은 115.1이닝에 불과했다. 규정 이닝에 한참 모자라는 수치였다. 부상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긴 이닝 소화에는 적합하지 않은 투수였다.
LG는 그런 수아레즈와 결별을 선택했다. 수아레즈 측이 거액을 요구하자 두 번 돌아보지 않고 결단을 내렸다.
수아레즈 대신 영입한 선수가 플럿코였다.
플럿코는 올 시즌 21경기에 등판해 11승4패, 평균 자책점 2.56을 기록하고 있다. 이미 지난 해 수아레즈의 성적을 넘어섰다. 소화 이닝도 벌써 126.2이닝이나 던져주고 있다.
반면 수아레즈는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진출했지만 최악의 부진을 겪으며 2군을 전전하고 있다.
1군 성적은 5경기 등판에 승.패 없이 평균 자책점 6.53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 프로야구서도 긴 이닝을 못 버티는 건 마찬가지였다. 첫 두 경기만 5이닝을 채웠을 뿐 나머지 3경기서는 조기 강판되는 수모를 겪었다. KBO리그 10승 투수의 자존심은 바닥에 떨어졌다.
2군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2승을 거두고 있지만 역시 긴 이닝 소화는 못하고 있다.
7월27일 경기서는 1이닝 만에 강판됐고 7일 경기서는 3이닝 3피안타 3탈삼진 2볼넷 2실점(1자책)으로 무너졌다.
2군에서도 최소 6이닝을 책임져줘야 하는 외국인 투수의
이 페이스라면 2군에서도 자리를 보전받기 힘든 수준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LG가 '10승' 이라는 숫자에 현혹돼 수아레즈를 억지로 잡았다면 큰 실패를 경험할 뻔 했다. 현명했던 판단력이 LG의 올 시즌 상위권 싸움에 힘이 되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