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랬나. 순위가 이미 고정됐다고.
NC 다이노스·한화 이글스·두산 베어스가 후반기 공포의 고춧가루로 새로운 순위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6위 이하로 떨어져 있는 NC·한화·두산의 최근 행보가 심상치 않다. 전반기 5할에 크게 못 미치는 승률로 고전하던 이들은 후반기 나란히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며 상위권 팀들의 발목을 제대로 잡고 있다.
↑ NC 다이노스는 후반기 승률 2위를 기록하며 9위였던 순위를 점차 끌어올리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우선 NC는 후반기 10경기서 6승 1무 3패 승률 0.667을 기록, 1위 SSG(8승 3패, 0.727) 다음으로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런 활약에 NC는 최근 허삼영 전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자진사퇴한 삼성을 끌어내리고 8위로 올라섰다.
그뿐만이 아니다. 이젠 후반기 2승 1무 9패(승률 0.182)로 부진한 7위 롯데와 경기 승차도 0.5경기로 좁혔다. 6위 두산과 승차도 2.5경기에 불과하다.
후반기 이런 모습이 이어진다면 중하위권의 판도를 충분히 뒤흔들 수 있는 현재 NC의 기세다.
최하위 한화의 후반기 도약도 놀랍다. 한화도 후반기 5승 1무 5패로 5할 승부를 해내고 있다. 결과는 완벽히 만족스럽다고 보기 힘들지만 내용에는 확실히 힘이 붙었다.
시즌 내내 평균자책 최하위에 머물렀던 마운드는 후반기 ERA 1위로 깜짝 반전이다. 외국인 투수 예프리 라미레즈-페냐 원투펀치에 내국인 선발 장민재-김범수의 선발 로테이션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게 가장 고무적이다. 거기다 구원진도 난타당한 일부 경기를 빼면 나름대로 안정감을 찾고 있다.
↑ 최하위 한화 이글스는 후반기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는 동시에 결과 이상의 경기력으로 진정한 고춧가루 부대의 저력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
아직까진 짜임새가 떨어지며 경기 후반 접전 시 리드를 지키거나, 경기를 뒤집는 힘까지는 부족한 게 현재 한화다. 하지만 이기는 습관과 경험이 쌓인다면 점차 무시할 수 없는 진정한 공포의 고춧가루 부대가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역시 시즌 내내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두산도 후반기 5승 4패(0.556)를 기록하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우천 취소로 가장 적은 경기를 치른 가운데 후반기 시작 당시 7위였던 순위를 6위로 끌어올렸다.
↑ 미라클의 원조, 두산 베어스도 후반기 반전을 통해 6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사진=김영구 기자 |
식상하지만 결국엔 ‘고기를 자주 먹어 본’ 두산 선수들의 ‘승리 DNA’를 경계하지 않는 KBO리그 구단은 없다.
매 시즌 ‘전력이 약해졌다’는
고춧가루 부대는 엄연히 상위팀의 입장에서 하위팀의 분전을 경계하는 시선이 녹아 있다. 그러나 프로에선 현재 순위가 승자와 패자를 결정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끝날 때까지 결코 끝난 게 아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