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 구원 평균 자책 1위(3.32)에 올라 있다. 키움이 정규시즌 2위에 올라 잘 나가고 있는 데는 이런 구원진의 공이 상당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키움은 뒷문이 가장 큰 고민이다.
키움은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의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9회 이영준의 블론세이브로 5-7, 재역전패를 당해 4연패 수렁에 빠졌다. 동시에 이날 패배로 키움은 SSG전 5연패, 시즌 57승 2무 37패를 기록했다.
이영준을 포함한 키움의 새로운 더블스토퍼 체제는 첫날부터 실패로 돌아갔다. 비록 이날 이영준이 치명적인 야수 실책으로 수비 도움을 받지 못했지만 연속 안타를 맞고 동점에 이어 재역전까지 허용한 건 경기 전 홍원기 키움 감독이 기대했던 모습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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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키움 SSG전 9회 초 1사 1,2루에서 홍원기 키움 감독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승리를 부르는 ‘제사장’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의 마운드 방문도 패배를 막지 못했다. 사진(고척 서울)=김재현 기자 |
김태훈은 지난해도 키움에서 마무리 투수로 뛰었고, 올 시즌 초 이탈하기 전까지 8세이브를 기록했다. 하지만 6월 복귀 이후에는 필승조로 보직이 변경된 바 있다.
김태훈은 복귀 이후에도 6월 평균자책 4.40, 7월 평균자책 5.63으로 내용이 불안한 모습이다. 이렇듯 실점을 내주는 경기가 잦다 보니 김태훈이 온전히 홀로 클로저 역할을 맡지 못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런 이유로 4월 28일 경기를 끝으로 충수염 수술을 받고 김태훈이 한동안 이탈한 사이 홍원기 키움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이승호와 문성현의 더블스토퍼 체제를 가져갔다.
그리고 이 전략은 6월까지 문성현이 21경기 4홀드 7세이브 평균자책 제로, 이승호가 22경기 1승 2홀드 9세이브 평균자책 2.82를 기록하며 완벽하게 통했다. 실제 키움은 6월까지만 해도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39승 1무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무패를 달리고 있었다.
이런 호성적은 올 시즌 리그 1위인 27홀드를 기록하며 8회를 든든히 지키고 있는 ‘최강 셋업맨’ 김재웅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다. 또한 키움은 이들 3명 외에도 많은 불펜진이 나란히 좋은 성적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오죽하면 타 팀으로부터 ‘키움 불펜은 추격조도 필승조’라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
그랬던 키움의 구원진 기세는 7월부터 점차 꺾이고 있다. 7월 이후 구원 평균자책은 4.36으로 기간 리그 4위에 그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키움 구원진이 이 기간 역시 3번째로 많은 6개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하며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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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던 문성현은 7월 이후 평균자책 7.36으로 부진한 끝에 지난달 28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사진=김영구 기자 |
이런 이유로 결국 김태훈-이영준 더블 스토퍼 체제를 선택한 것. 개인 통산 세이브가 하나도 없는 이영준의 마무리 기용은 다소 예상외였다. 올 시즌 이미 10세이브를 기록 중인 이승호가 자연스레 마무리 보직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 보였기 때문.
2일 경기 전 홍 감독은 이 결정에 대해 “이승호 선수도 지금 잘해주고 있는데 마무리는 감정 기복이라든지 이런 게 변수가 될 수 있어서 경험치에서 조금 더 나은 이영준이 괜찮지 않을까 해서 경기 상황에 따라 결정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이영준의 많은 불펜 경험을 높이 샀다.
올 시즌 이영준은 1일까지 12경기에서 1승 3홀드 평균자책 1.59를 기록 하고 있었다. 그러나 2일 경기에서 이영준은 1사 후 라가레스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이재원에게 땅볼을 유도했으나 유격수 김주형이 평범한 땅볼을 뒤로 빠뜨리면서 1사 1,2루가 됐다.
이때부터 이영준은 대타 김강민에게 안타를 내준 이후 추신수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아 5-5 동점을 허용,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이후 결국엔 최지훈에게 결승 적시타를 추가로 맞고 5-6으로 역전을 허용했다.
이영준의 마무리 첫 등판 최종 기록은 0.1이닝 4피안타 3실점 1자책. 실책이 없었다면 쉽게 이닝을 끝낼 수도 있었다는 가정도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이런 상황에도 실점 없이 경기를 매조져야 하는 게 마무리 투수의 덕목이다.
이영준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이승호도 최정에게 희생플라이를 1실점을 더하면서 5-7까지 스코어가 더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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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홀드 1위를 기록 중인 김재웅만큼 믿음을 주는 구원진이 없다는 게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의 고민이기도 하다. 사진=김영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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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 평균자책 1위 팀이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뒷문이 고민인 상황. 1위 SSG와 경기 승차가 8경기로 벌어지고, 3위 LG 트윈스에 1경기 차로 쫓기고 있는 키움의 최대 고민이 시작됐다.
[고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