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아레즈의 어깨가 무겁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일 허삼영 감독의 자진사퇴 소식을 전했다. 삼성은 "허삼영 감독이 올 시즌 부진한 팀 성적에 책임을 지고 31일 롯데 자이언츠전 종료 후 자진사퇴의 뜻을 전했다"라고 이야기했다.
허삼영 감독은 지난해 6년 만에 팀을 플레이오프에 진출시키는 등 지도력을 인정받았으나 올 시즌에는 많은 어려움 속에 이렇다 할 힘을 내지 못했다. 특히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 속에 제대로 된 라인업으로 경기를 치르는 것도 어려웠고, 구단 역사 연패 신기록인 13연패까지 빠지는 등 힘을 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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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아레즈의 어깨가 무겁다. 사진=김영구 기자 |
50경기 남았다. 잔여 시즌은 박진만 퓨처스 감독 대행 체제로 간다. 삼성은 "박진만 퓨처스 감독은 2017년부터 삼성 수비·작전코치로 재임하며 그 열정과 능력을 인정받아 올 시즌부터 퓨처스팀 감독으로 취임하여 강한 팜을 만드는데 매진하고 있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삼성이 2000년대 들어 감독대행으로 시즌을 치르는 것은 처음이다. 삼성이 시즌 중 감독을 바꾼 건 1997년 이후 25년 만이다. 1997년 당시 백인천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물러나고 조창수 감독대행이 팀을 이끈 바 있다.
박진만 감독대행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전부터 팀을 이끈다. 이날 삼성의 선발 투수는 알버트 수아레즈다. 어깨가 무겁다. 수장이 떠났고, 그 떠난 다음날 팀의 선발로 나서 마운드를 지켜야 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수아레즈는 올 시즌 19경기에 나서 4승 5패 평균자책 2.42를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도 10번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에서 볼 수 있듯이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 지원 불발 혹은 불펜 난조로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경우가 여럿 있었다.
수아레즈는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다. 지난달 22일 키움 히어로즈전 후반기 첫 경기에서는 원태인의 뒤를 이어 불펜 투수로 나섰다. 허삼영 前 감독의 부탁도 있었지만, 외국인 선수가 그렇게 팀을 위해 나간다는 게 쉬운 게 아니다. 허 前 감독도 "수아레즈가 감독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해 주고 흔쾌히 팀을 위해 헌신해 주겠다 해서 고마웠다"라고 말한 바 있다.
수아레즈는 올 시즌 두산전에 한 경기 나섰다. 내용은 좋다. 5월 15일 경기에 나서 승패 없이 5.1이닝 6피안타 4볼넷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4, 5, 6, 7월 모두 단 한 번도 월간 평균자책이 3점을 넘기지 않았다. 호투를 보여주고 있다.
이제 8월이다. 허삼영 시대는 막을 내렸다. 새롭게 시작할 차
수아레즈의 어깨가 무겁다. 수아레즈는 박진만 감독대행과 삼성에 미소를 안겨줄 수 있을까. 삼성과 맞붙는 두산은 최원준이 선발로 나선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