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허삼영(50)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삼성의 역대 첫 성적 부진에 따른 자진 사퇴 배경은 무엇일까.
삼성 구단은 1일 “허삼영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라고 전했다. 허삼영 감독은 7월 31일 경기 종료 후 최근 9위로 떨어진 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구단 프런트에 밝혔고, 대표이사 및 수뇌부가 1일 이를 수용한 결과다.
이로써 허삼영 감독은 지난 2019년 9월 삼성 라이온즈의 15대 감독으로 취임한 이후 올해까지의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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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삼영 감독이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삼성 라이온즈 사령탑에서 자진사퇴했다. 삼성 구단 역사상 첫 시즌 도중 성적 부진 자진사퇴다. 사진=김영구 기자 |
과거 수많은 감독을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했던 삼성이지만 시즌 도중 사퇴는 한 차례밖에 없었다. 1997년 건강상 이유로 퇴진한 8대 백인천 전 감독 이후 25년 만이다. 성적 부진에 따른 중도사퇴는 허 감독이 최초였던 셈이다.
실제로 당초 삼성은 허 감독을 경질하는 대신 올 시즌 끝까지 사령탑을 맡길 예정이었다. 삼성 구단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13연패 기간 구단 내부에서도 허 감독의 교체, 감독 경질에 대해서 심사숙고 했다”면서 당시 분위기를 전한 이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삼성은 승률 2위로 이끈 공과 구단의 역대 전통 등을 고려해 사퇴 없이 시즌을 완주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사실 허 감독의 역량을 믿어서라기보단, 가능하면 감독대행체제를 끌고 가지 않으려는 구단의 의지가 더 컸기에 가능했던 결정. 구단 안팎의 기류는 허 감독과 삼성의 동행이 더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성적 부진에 대한 심적인 책임감을 느낀 허 감독이 시즌 도중에 먼저 사퇴 의사를 전한 것이다. 허 감독은 “최선을 다했는데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 팬들께 감사드린다”며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고마움을 마지막으로 전했다.
후반기 지지부진한 흐름도 허 감독이 일찍 사퇴 의사를 밝힌 배경이 된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 내부 관계자는 “허삼영 감독이 후반기를 시작하며 ‘유종의 미’에 대한 각오와 의지가 강했다”면서 당시 분위기를 전한 이후 “하지만 루징 시리즈가 이어지고 연장 접전 끝에 패하는 상황들이 반복되면서 결국엔 사퇴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쳤다.
삼성은 현재 38승 2무 54패로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KIA에 9.5경기 차로 뒤져 있다. 극적인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운 상황. 사실상 실패한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결과에 대한 책임을 사령탑이 진 셈이다.
삼성은 잔여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