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고교 야구에선 거포형 선수를 찾기 힘들다.
U-18 야구 월드컵 대표팀을 이끌게 된 최재호 감독도 선수 구성에서 크게 한 방을 쳐 줄 수 있는 선수의 부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제 대회에선 한 방으로 흐름을 바꿔 줄 거포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고교 야구엔 큰 것을 쳐 줄 수 있는 거포가 씨가 말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한국 고교 야구에 거포가 씨가 말랐다는 평가다. 시간과 공을 들여 키워볼 만한 재목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 냉정한 분석이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대한 야구소프트밸 협회 제공 |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A는 "파워 히터 부재는 한국 야구계가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하는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몇년 간 그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해 김도영이 있었지만 전형적인 파워형 타자라고 보긴 어려웠다. 거포로 성장할 수 있는 고교야구 자원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최근엔 아예 씨가 말랐다고 봐도 무방하다. 파워 히터가 나오지 않으면 리그 흥행에 문제가 될 수 있다. 현재 KBO 리그에도 전형적인 홈런 타자는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 아닌가. 아마추어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 계속 줄어들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본다. 지도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선수들의 선택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한국 야구의 위기라는 인식 하에 파워 히터 부재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나가는 손님일 뿐이지만 한국 야구는 뿌리를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KBO리그와 한국 야구를 아끼는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걱정이 돼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이 한 가지 있다. 원래 고교 야구 선수는 완성형 선수가 드물다.
투수들은 즉시 전력감으로 분류돼 활약하는 선수들이 있지만 야수는 시간이 다소 걸리는 것이 상식이다.
올 신인왕 경쟁도 중고 야수 신인들의 경합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고교 야구에는 시간과 공을 들여 볼 만한 파워 히터도 없다는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거포를 키우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인데 그 거포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이다.
A구단 스카운트 팀장은 "컨택트 위주의 선수에 비해 거포령 선수는 육성하는데 시간과 공이 두 배로 들어간다. 거포의 세금이라 할 수 있는 삼진을 기다려주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압도적인 파워를 보여주는 선수들은 그나마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어정쩡한 파워로는 성장을 기다려주기 어렵다.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거포형 선수들은 대부분 압도적인 파워를 갖고 있지 않다. 다소 어정쩡한 선수들이 많다. 스카우트에 고민이 많은 이유다. 컨택트 유형의 선수는 빠르게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반면 거포형 선수들은 시간이 필요하다. 과연 시간과 공을 투자해 키울만한 재목이 있는지 회의적이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거포형 선수들은 불리한 입장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판을 흔들만한 거포형 선수를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할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앞으로 거포 부재는 KBO리그 흥행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토종 거포 발굴을 위한 방법을 놓고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할 때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