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의 빈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7월 31일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클래식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 5-5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다 잡은 승리를 놓친 만큼 아쉬울 수밖에 없을 터. 그러나 슈퍼 루키의 멋진 2번의 수비가 없었다면 오히려 졌을 수도 있다.
삼성 신인 중견수 김현준(20)은 롯데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 1볼넷 3삼진으로 타격에선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득점권 기회에서 타석에 오르기도 했지만 결과는 매번 아웃이었다.
↑ 삼성 신인 김현준이 7월 31일 대구 롯데전에서 멋진 2번의 수비로 역전 패배를 막았다. 사진=천정환 기자 |
첫 번째 장면은 삼성이 4-3으로 앞서고 있었던 7회에 나왔다. 롯데 이학주의 타구는 날카로웠고 장타가 예상됐다. 하지만 낙구 지점을 확실히 파악하고 전력 질주한 김현준에게 결국 잡히고 말았다. 공을 잡은 뒤 펜스에 강하게 부딪힌 김현준은 호세 피렐라와 세레모니하며 호수비를 자축했다. 안타를 확신한 이학주는 아웃 이후 한참 동안 허탈한 표정으로 김현준을 바라봤다.
김현준의 두 번째 수비는 결정적이었다. 12회 롯데의 마지막 공격 상황에서 전준우의 장타를 또 한 번 몸을 날려 잡아냈다. 공을 바라보던 전준우는 아웃이 확정된 후 쓴웃음을 남기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롯데의 추격 의지를 크게 꺾는 2번의 명장면이었다. 특히 12회 전준우의 타구를 김현준이 잡아내자 롯데 팬들 역시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고 이는 TV 화면을 통해 생중계됐다.
삼성은 2021시즌 종료 후 박해민과 결별하며 중견수 공백에 대해 걱정했다. 그러나 당돌한 ‘아기사자’ 김현준의 등장으로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충분히 대체하고 있다. 이미 수비만 보더라도 KBO리그 정상급 기량이다. 여기에 타격 역시 타율 0.304 66안타 32득점 12타점 6도루 OPS 0.755로 준수한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올해 신인상 후보로 전의산(SSG), 정철원(두산), 김인환(한화) 등이 언급되고 있지만 공격과 수비 모든
2021 KBO 드래프트 2차 9라운드 83순위, 하위 순번 지명 신인의 유쾌한 반란이다. 삼성은 보석이 될 원석을 잘 골랐고 김현준은 그 기대에 120% 부응하고 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