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진이 지핀 불, 임동혁이 화끈하게 기름을 부은 한판이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배구대표팀은 (FIVB랭킹 34위)은 31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 체코(24위)와 3-4위전을 가졌다.
이미 우승이 물거품이 된 상황이지만 끝까지 포기는 없었다. 임도헌 감독은 레프트 선발에 변화를 줬다. 기존 나경복-곽승석이 아닌 황경민-임성진이 나섰다. 황경민은 지난 2경기 곽승석을 대신해 교체로 코트 위에 머문 시간 꽤 됐지만, 임성진은 아니었다. 원포인트 서버가 주된 역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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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성진(사진 왼쪽)과 임동혁의 화력이 엄청났던 한판이었다. 사진=대한민국배구협회 제공 |
이날 경기 전까지 임성진과 많은 출전 시간을 얻지 못했던 임동혁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2세트에 코트에 나왔다. 1세트에는 임성진이 있었다면 2세트에는 임동혁이 화끈한 공격력을 뽐냈다. 시원시원했다. 그간 못 보여줬던 공격력을 모두 보여줬다. 2세트에는 임동혁이 양 팀 최다 득점인 7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은 100%였다.
3세트에도 임동혁은 힘으로만 공격을 시도하지 않았다. 때로는 연타, 때로는 두 손으로 센스 있는 밀어 넣기 득점을 올렸다. 점수차가 벌어진 10-14에서는 시원한 공격 득점으로 팀에 반격 기회를 선사했다. 11-14에서는 허를 찌르는 연속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10-14에서 연속 4점을 올린 임동혁은 19-19에서 상대 공격까지 막았다.
한국은 3세트를 가져오지 못했다. 경기는 4세트로 이어졌다. 임동혁은 4세트에도 파괴력을 보여줬다.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세터 한선수와 찰떡궁합 호흡을 보여줬고 몸을 아끼지 않는 헌신적인 수비도 인상적이었다. 앞에 3인 블로커 있어도 문제없었다. 임동혁은 뚫어냈다. 3세트(12점)에 이어 4세트(10점)에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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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동혁은 33점으로 양 팀 최다 득점을 올렸다. 사진=대한민국배구협회 제공 |
임동혁은 서브 4개, 블로킹 1개 포함 33점을 올렸고 임성진도 15점을 기록했다. 두 선수의 활약이 빛난 한국은 체코를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25-19, 25-16, 24-26, 23-25, 22-20)로 제압했다.
임성진은 지난 시즌 소속팀 한국전력에서 주전급 레프트로 활약했다. 31경기에 출전해 168점 공격 성공률 43.73%, 리시브 효율 26.32%를 기록했다. 임동혁 역시 35경기에 출전해 418점, 공격 성공률 53.72%를 기록하며 대한항공의 2년 연속 통합 우승에 기여한 바 있다.
1세트 임성진이 활약했다면 2~4세트는 임동혁이 공격을 주도했다. 5세트는 두 선수가 힘을 합쳤다. 두 선수의 맹활약은 잠실학생체육관을 찾은 팬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팬들은 임동혁과 임성진의 득점이 나올 때마다 이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힘을 줬다. 한국 배구의 미래라 불리는 99즈 임성진과 임동혁이 있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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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 국가대표 레프트에는 임성진도 있다. 사진=대한민국배구협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