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병 든 형들을 보고 알았어요."
류지현 감독이 지휘하는 LG 트윈스는 지난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시즌 11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8-7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3연패에서 탈출했다. LG는 9회초 마무리 고우석이 앤서니 알포드에게 동점 스리런포를 맞으며 7-7 동점을 허용했다. 고우석의 시즌 첫 블론세이브.
고우석과 LG를 구한 건 문보경이었다. 문보경은 10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상대 마무리 김재윤의 직구 초구를 그대로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문보경과 LG 더그아웃, 그리고 홈 팬들은 환호했다. 문보경의 데뷔 첫 끝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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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보경이 끝내기 홈런의 공을 들고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이정원 기자 |
경기 후 만난 문보경은 "출루를 먼저 생각했다. 일단은 넘어갈 거 같긴 했는데 휘어 나갈 거 같아 빌었다"라며 "3루 베이스를 도는데 형들이 물병 들고 있는 걸 보고 '와, 진짜 끝내기를 쳤구나'라고 실감했다"라고 미소 지었다.
데뷔 처음으로 끝내기 홈런이 나왔다. LG는 흐름이 좋았지만 9회에만 4점을 내주는 등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다. 만약 이날 경기를 패했다면 3연속 루징시리즈와 함께 4연패에 빠질 수도 있었다. 문보경의 끝내기 홈런은 극적인 순간에 나왔다.
그러나 문보경은 "그저 처음일 뿐이지,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록은 기록일 뿐이다. 그저 모든 경기를 다 이기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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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보경의 하루는 끝내줬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문보경은 29일에는 1루, 30일에는 3루를 봤다. 또한 류지현 감독이 새 외국인 선수 로벨 가르시아의 포지션을 2루로 고정시킨다고 이야기했다. 류 감독은 "은성이가 돌아오면 가르시아의 주 포지션은 2루로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보경은 "이제는 3루가 편하다. 어렸을 때부터 했던 포지션이고 해서
문보경은 엘린이(LG의 어린이팬) 출신이다. 초등학교 2학년이던 한국 야구의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보고 야구에 입문했다. 그의 첫 직관 경기도 잠실 LG 경기였다. 엘린이 문보경에게는 잊지 못할 하루가 되었다.
[잠실(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