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클래스가 없었지만 그래도 쿠바는 강팀이었다.
쿠바(FIVB 13위)는 28일 서울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VCC) 남자대회 칠레(27위)와 8강 토너먼트에서 세트스코어 3-0(25-20, 25-19, 25-19)으로 승리하며 4강에 진출했다.
쿠바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악재가 닥쳤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OK저축은행(現 OK금융그룹)에서 뛰며 2차례 우승을 이끌었던 '월드 클래스 센터' 로베르트란디 시몬이 대회 직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한국에 오지 못했다.
↑ 쿠바가 칠레를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사진(서울 잠실)=이정원 기자 |
칠레는 이렇다 할 힘을 내지 못했다. 상대의 강서브와 높은 블로커 라인에 혼쭐이 났다. 흔들리는 리시브도 패인이었다. 상대 강서브에 대응을 하지 못했다. 일찌감치 짐을 싸고 한국을 떠나게 됐다.
1세트부터 박빙이었다. 시원시원한 공격이 상대 코트에 내리 찍혔다. 쿠바가 근소하게 앞서가기 시작했다. 12-10에서 에레라의 강서브가 연속으로 칠레 리시브 라인을 흔들었다. 또한 상대 공격을 끈질긴 수비로 막아낸 뒤 반격 기회로 가져왔고, 이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블로킹까지 터졌다. 어느덧 스코어는 18-11까지 벌어졌다.
칠레도 만만치 않았다. 끈질긴 추격을 통해 18-22까지 따라잡았다. 역전에는 이르지 못했다. 쿠바는 로페즈의 후위 공격으로 칠레의 반격을 따돌렸고, 24-20에서 나온 오스니엘 메르가레호의 전위 공격 득점에 힘입어 1세트를 가져왔다.
1세트 분위기를 쿠바가 그대로 가져갔다. 1세트에 이어 2세트에도 에레라의 공격이 칠레를 제압했다. 칠레의 리시브 라인은 쿠바의 강서브에 계속 흔들렸다. 칠레가 한 점, 두 점 따라가려고 하면 에레라가 상대의 추격을 저지하는 흐름이 계속됐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JTBC GOLF&SPORTS 중계진도 "쿠바는 경기를 쉽게 쉽게 한다"라며 쿠바의 저력을 높게 샀다. 칠레의 서브 범실을 끝으로 2세트도 쿠바가 손쉽게 따냈다.
3세트도 쿠바에게는 큰 문제가 없었다. 1, 2세트 그랬듯이 서브와 블로킹에서 우위를 점했고 집중력에서도 상대에 앞섰다. 빠른 토스, 빠른 공격으로 칠레의 수비진의 혼을 빼놨다. 쿠바는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칠레는 1, 2세트에 뛰지 못한 선수들
4강에 오른 쿠바는 튀니지-체코전 승자와 30일 오후 3시 30분에 준결승전을 치른다. 쿠바는 아직 우승컵을 들어 올린 적이 없다. 2018년 4위, 2019년 2위에 올랐다. 이번에 대회 첫 우승에 도전한다.
[잠실(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