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게 좀 그렇게 잘 준비한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하다 보니까...”
한화 이글스의 베테랑 투수 장민재(32)는 올 시즌 21경기(선발 15경기)에 등판해 4승 4패 평균자책 3.65를 기록 중이다. 승수는 상위권 팀들에 비해 많지 않지만 한화에서의 팀 기여도만큼은 대체 불가다.
4월 중순까지 불펜 투수로 나섰으나 교체 된 외국인 투수 라이언 카펜터가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4월 22일부터 줄곧 선발투수로 등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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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의 장민재는 가장 먼저 야구장에 출근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정직한 준비와 마음가짐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사진(포항)=김원익 기자 |
이후 장민재는 7월 3경기서 꾸준히 5이닝 이상 2실점 이하의 좋은 투구를 했고, 26일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 역투로 4승째를 올리며 그 성실한 공헌의 보답을 받았다. 동시에 이날 승리는 한화가 32일만에 거둔 국내선수 선발승 기록이기도 했다.
마지막 주인공이 바로 6월 24일 삼성전에서 승리한 장민재였으니, 돌고 돌아 다시 내국인 에이스 역할을 해낸 셈이다.
26일 경기 종료 후 만난 장민재는 “후반기 시작해서 첫 경기를 이긴 이후 2번째와 3번째 경기를 지고 포항을 왔는데 새로운 첫 주의 시작인만큼 스타트를 잘 끊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면서 “낯선 환경의 야구장에 왔기 때문에 적응하기 힘들 줄 알았는데 날씨가 그리 덥지 않아서 괜찮았었다”며 당일 투구 전 마음가짐, 컨디션 등을 전했다.
이날 장민재의 직구 스피드는 132~137km에 머물렀다. 하지만 주무기 포크볼(35구)에 커브(18구)와 슬라이더(2구)까지 섞어 삼성 타자들을 꽁꽁 틀어막았다. 직구와 포크볼의 이지선다만을 생각하고 들어왔던 삼성 타자들은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장민재는 “워낙 플랜대로 (최)재훈이 형이 그런 볼배합을 자주 바꿔주면서 하다 보니 잘 풀렸던 것 같다”면서 “그런 대응들 때문에 특별한 위기 상황 없이 잘 넘어갔던 것 같다”며 우선 배터리 호흡을 맞춘 최재훈에게 호투의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장민재는 “아무래도 이제 삼성 타자뿐만 아니라 다른 구단 타자들도 내가 등판하면 포크볼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그 포크볼과 직구를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효과적으로 던질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면서 “커브와 슬라이더를 중간에 한번씩 던지면 타자들이 헷갈려 하는 게 보이더라. 그러면 반대로 직구와 포크볼도 더 자신 있게 들어갈 수 있었다. 오늘 커브와 슬라이더 비중을 높였던 덕분에 경기가 쉽게 풀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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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장민재는 흔들리는 한화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든든히 지키며 외로운 버팀목이자 대들보로 활약 중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장민재는 “내가 강점인 공을 던져야만 타자들도 못 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김재성 선수 같은 경우에는 일발 장타가 있기 때문에 최대한 낮게 떨어뜨리려는 생각이 강해서 초구부터 계속 포크볼을 던졌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7월 좋은 흐름이다. 장민재는 올스타브레이크 휴식 기간 더 충실히 쉬고 열심히 연구했다고 했다.
장민재는 “올스타 브레이크 때 많이 자고 잘 먹고 잘 쉬었기 때문에 이렇게 힘든 거 없이 좋아진 것 같다”며 최근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호투에) 별다른 비결은 없이 어차피 내가 힘으로 윽박지르는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항상 연구하고, 어떻게 하면 방망이에 빗맞게 공을 던질 수 있을지를 계속 연구한다”라며 “그러다 보니 경기에서도 순간순간 ‘여기서 이 공을 던지면 효과가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때가 있고, 그게 계속 통해서 좋은 투구가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장민재는 올해 무너진 한화 선발 로테이션의 외로운 버팀목이자 대들보 역할을 해내고 있기도 하다.
그런 평가에 대해 장민재는 “모르겠다. 그런 걸 신경쓰다 보면 내 투구가 안 되기 때문에 매 경기 1경기, 한 이닝, 한 타자 이렇게 상대하면 되기 때문에 그런 평가에 매달리지 않고 그냥 내가 해야 할 몫만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며 오히려 초연한 반응을 보였다.
사실 장민재의 겸손한 이야기와는 달리, 이미 그는 어린 한화 선수들의 롤모델이자, 따르고 싶은 선배가 됐다.
실제 장민재는 앞서 주장 하주석이 징계 및 2군으로 내려간 18일 동안 팀의 임시 주장으로서 제 역할을 충분히 했다. 하주석이 복귀한 이후에도 계속 함께 선수들을 독려하며 이끌고 있다. 26일 경기에서도 하주석과 장민재가 더그아웃에서 나란히 대화를 나누고 있는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장민재는 “아무래도 이제 (하)주석이하고 제가 우리 팀에 계속 오래 있었던 선수 중에 2명이라서 항상 얘기를 많이 한다”면서 “어린 선수들에게 ‘이런 상황에선 조금 혼내야 되고, 이건 좋게 말해야 하고 우리가 이렇게 해야겠다’는 말도 자주 하고 야구적으로도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등 야구에 관한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라고 했다.
이런 장민재에 대해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장민재는 헌신할 줄 아는 사람이다. 매일 가장 일찍 야구장에 오고 또 열심히 하며 행동 하나, 하나가 모범이 된다”면서 “선수들이 올려다 볼 수 있는 사람이 주장이 되어야 한다. 감정기복은 없는데 열정이 있다. 지난 2주 동안 우리에게 찾아온 폭풍을 잠재워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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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감이 되는 선배로 솔선수범하고 있다는 사령탑의 평가에도 장민재는 자신의 좋은 투구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사진=김재현 기자 |
하지만 후배들 역시 잘해주고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장민재는 “이렇게 운동을 하고 준비하는걸 후배들이 나를 보고 따라하는 건 아닌데, 지금 다 잘하고 있다”면서 “후배들을 위해서, 그들에게 잘 보이려고 운동하는 게 아니라 내가 스스로 잘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며 ‘솔선수범하고 있다’는 평가에는 손사래를 쳤다.
올 시즌 장민재는 좋은 로케이션과 크게 흔들리지 않는 제구를 바탕으로 좋은 투구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장민재의 바람은 크지 않다. 장민재는 “늘 말씀드렸다시피 내
[포항=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