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빠지고 기행만 남았다. 이대로라면 그냥 잊혀진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키움이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선수 야시엘 푸이그(32) 이야기다.
푸이그에 대한 소식은 불성실한 태도나 기행이 전해지는 것이 전부다. 야구에 대한 이야기는 언젠가부터 사라졌다. 그만큼 야구로 뭔가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 푸이그가 어설픈 주루사를 당한 뒤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홍원기 감독은 공개 비난을 하며 푸이그에게 한 경기 출장 정지를 내리기도 했다.
또 이야기가 나온 건 독특한 머리 스타일 때문이었다.
달걀 초밥을 연상케 하는 머리를 하고 나타나 사람들의 입길에 올랐다.
그러나 그 것이 전부였다. 야구에 대해 푸이그가 언급 되는 일은 크게 줄어들었다. 가십성 소식이 아니면 누구도 푸이그에 대해 잘 말하지 않는다. 그만큼 보여준 것이 없다.
푸이그는 26일 현재 타율 0.245 9홈런 38타점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기대했던 장타율이 0.403으로 4할을 겨우 넘기고 있고 출루율도 0.330에 불과하다. OPS가 A급의 기준인 0.8에 한참 못 미치는 0.733에 그치고 있다.
당초 키움은 푸이그가 KBO리그를 들었다 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성기 실력이 나오기만 한다면 KBO리그에서 푸이그를 당할 자는 없을 것이라는 계산을 했었다. 푸이그가 메이저리그 복귀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KBO리그서 일정 수준 이상의 활약을 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산산이 깨진 지 오래다. 이젠 리그의 흐름을 바꿀 수 있을 정도의 폭발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를 접었다고 봐야 한다.
야구 해설 위원 A는 "푸이그가 기행이나 야구 외적으로 화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했었다. 키움이 어느 정도는 감수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야구로서도 분명한 족적을 남길 것이라고 예상 했었다. 이렇게까지 존재감이 미미하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키움도 당황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수준이라면 조용히 잊혀져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이젠 거의 사라졌다. 기술적으로도 푸이그가 달라진 모습을 보일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라면 푸이그라는 선수가 KBO리그에서 뛰었다는 기억조차 조만간 희미해질 수 있다. 그만큼 뭔가 보여준 것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키움은 푸이그가 야구로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증명해주길 기대했겠지만 이젠 사실상 그런 기대를 접어야 할 때가 됐다. KBO리그는 중반을 넘어 이제 60경기도 채 남겨 놓지 않고 있다.
푸이그가
푸이그는 이대로 잊혀지는 것일까. 아니면 어떻게든 KBO리그에 흔적을 남길 수 있을 것인가.
푸이그의 야구 시계는 속절없이 흘러가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