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홈런은 김재환(34.두산)이 더 쳤다.
하지만 타석에서의 위압감은 한유섬(33SSG)가 더 강하다. 누구에게 물어도 임팩트는 한유섬이 더 있다는 답이 돌아온다.
무슨 이유 때문인 것일까.
↑ 한유섬은 리그 최다 타점을 올리며 투수들에게 위압감을 주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하지만 "누가 더 위압감을 주는 타자냐?"는 질문에 대해선 답이 정 반대로 나온다. 한유섬이 더 두렵다는 답이 주를 이룬다.
A팀 전력 분석 팀장은 "김재환도 항상 경계를 해야 하는 타자다.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석에서의 위압감은 한유섬이 한 수 위다. 팀 공헌도에서도 한유섬이 좀 더 높은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홈런 숫자만으로는 비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무슨 이유 때문인 것일까. 드러난 성적은 김재환이 더 앞서는데 왜 한유섬에게 좀 더 위압감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일단 안타 나오는 비율이 한유섬이 높다. 한유섬의 타율은 0.271이다. 반면 김재환은 0.237의 타율을 올리는데 그치고 있다. 타율이 대단히 중요한 수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안타가 나오는 비율이 떨어진다는 건 그만큼 큰 것에 대한 부담도 적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 김재환은 홈런 4위지만 그 수준의 위압감은 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동료들의 힘도 한유섬에게 더 힘이 되고 있다.
한유섬음 홈런은 11개지만 타점은 72개로 1위에 올라 있다.
한유섬의 득점권 타율은 0.309다. 분명 인상적인 수치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찬스에 대단히 강했다고도 하기 어렵다. "좋은 찬스 집중력을 갖고 있다"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얼마나 찬스를 많이 맞이했는가다. 한유섬에게는 득점권 타석이 무려 124타석이 주어졌다. 찬스가 많으니 3할 정도의 득점권 타율로도 상대에게 위압감을 줄 수 있다.
김재환도 득점권 타율이 나쁘지 않다. 0.275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득점권 기회는 92타석에 불과하다. 이제 막 후반기가 시작했을 뿐인데 한유섬 보다 30타석 이상 모자란 수치다.
한유섬에게는 최정이라는 좋은 중심 타선 동료가 있고 추신수 최지훈으로 이어지는 특급 테이블 세터진이 있다.
반면 김재환은 양석환의 합류가 늦었고 정수빈의 부진으로 테이블 세터진이 크게 약해졌다. 김재환 앞에 찬스를 만드는 비율이 줄어든 것이다.
득점권 장타율은 한유섬이 0.546이고 김재환이 0.536이다. 크게 차이가 난다고 하기 어렵다. 하지만 보다 많은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선 한유섬에게 상대 투수들이 느끼는 위압감이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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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섬과 김재환의 차이는 야구는 홀로 하는 스포츠가 아님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만드는 비교였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